기름기와 빨간 물은 같이 묶어 닦으시면 안 됩니다. 둘은 성질이 달라서 방법도 달라요. 기름은 세제로 떨어지지만, 고춧가루나 마라 양념의 붉은 색은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지용성 색소라 물과 세제로는 잘 안 빠집니다. 게다가 플라스틱 표면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들어 있어서 문질러도 겉만 닦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시면 훨씬 쉬워집니다. 먼저 키친타월로 남은 기름과 양념을 싹 닦아내세요.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물을 부으면 기름이 물에 퍼지면서 용기 전체에 얇게 발려서 오히려 더 미끈거립니다.
붉은 색이 남았다면 식용유를 조금 묻힌 키친타월로 문질러보세요. 지용성 색소는 기름에 녹기 때문에 같은 기름으로 들어내는 게 가장 잘 듣습니다. 그렇게 색을 빼낸 다음 세제로 기름을 씻어내면 됩니다. 순서가 반대면 아무리 해도 잘 안 빠져요.
베이킹소다도 도움이 됩니다. 키친타월에 베이킹소다를 뿌려 얼룩 위에 덮고 십 분쯤 두었다가 닦으면 색소를 흡착해 옅어집니다. 다만 너무 세게 문지르면 플라스틱 표면에 잔기스가 나고, 그 틈에 다음번 색이 더 잘 배니 살살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옅게 남았다면 물로 헹궈 햇빛에 이삼 일 널어두세요. 이 색소는 자외선을 받으면 분해되는 성질이 있어서 손으로 안 지워지던 얼룩이 저절로 옅어집니다. 그리고 뜨거운 물은 피하세요. 열이 가해지면 플라스틱이 미세하게 벌어지면서 색이 더 깊이 배어듭니다.
분리배출 기준은 생각보다 관대합니다. 음식물과 이물질만 없으면 되고 색이 밴 자국까지 완벽히 지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내용물을 비우고 헹궈서 기름기와 찌꺼기가 없으면 플라스틱으로 배출하시면 되고, 아무리 해도 기름이 안 빠지는 용기는 차라리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편이 재활용 공정에는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