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의 흑역사라면 예전에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 너무 긴장한 나머지 집을 나서기 전에 준비물을 여러 번 확인하고도 정작 현관에 우산을 두고 나온 일이 떠오릅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약속 장소에 도착한 뒤에야 알아차렸고, 옷과 가방이 젖은 채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니 더 민망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외출 전에 휴대전화, 지갑, 열쇠처럼 꼭 필요한 물건을 한곳에 모아 확인하고, 날씨가 애매하면 작은 우산을 가방에 넣어 두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부끄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비슷한 실수를 누구나 한 번쯤은 한다는 생각이 들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요. 흑역사는 완벽하지 않았던 순간이지만,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줄이게 해 준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 자책하기보다 경험으로 정리하면 마음도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