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우리가 손으로 얼음을 꽉 잡고 있으면 손이 시려울 뿐만 아니라 피부에 들러붙는 것처럼 쩍쩍 달라붙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냉동실에서 막 꺼낸 차가운 얼음을 맨손으로 잡았을 때 손가락 끝의 수분이 영하의 온도인 얼음 표면과 만나면서 순식간에 얼어붙어 피부와 얼음이 단단하게 접착되는 현상을 겪어봤을 거예요. 피부에 있던 수분이 열을 빼앗기면서 얼음의 차가움과 결합하는 이 물리적 접착 과정이 피부 조직에 어떤 자극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손이 달라붙는 과정은 이래요. 피부 표면에는 늘 미세한 수분막이 있어요. 땀과 각질층이 머금은 수분인데, 이게 영하의 얼음에 닿으면 순식간에 열을 빼앗겨요. 얼음은 열전도가 공기보다 훨씬 좋고 냉동실에서 꺼낸 직후라면 표면 온도가 영하 18도 근처예요. 수분막이 0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얼어붙고, 그 얼음이 피부의 요철과 얼음 표면 사이를 메우며 결합해요. 얇은 얼음층이 접착제 역할을 하는 거예요. 피부 주름과 지문 골짜기에 파고들어 얼어붙으니 기계적으로도 단단히 물려요.

    피부에 주는 자극은 두 갈래예요. 하나는 저온 자체예요. 영하의 표면에 오래 닿으면 피부 세포 안팎의 물이 얼면서 얼음 결정이 세포막을 찢어요. 냉동 화상이라고 부르는 손상인데, 처음엔 감각이 둔해지다가 나중에 붉어지고 물집이 생겨요. 금속 표면에 혀가 붙는 사고가 위험한 것도 같은 이유고요. 다른 하나는 억지로 떼어낼 때의 물리적 손상이에요. 얼어붙은 상태에서 당기면 각질층이 얼음에 붙은 채 뜯겨나가요. 피부가 찢어지는 게 아니라 벗겨지는 형태의 상처가 남아요.

    그래서 붙었을 때는 잡아당기지 마시고 미지근한 물을 부어 녹이시는 게 맞아요. 뜨거운 물은 이미 차가워진 피부에 화상을 입힐 수 있어서 체온보다 조금 따뜻한 정도면 충분해요.

    같은 원리로 아이스팩을 맨살에 직접 대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얇은 수건 한 장만 대도 수분막이 직접 얼어붙는 걸 막아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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