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만 보면 예랑이 부모님이 구체적으로 얼마를 달라고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결혼 준비 이야기를 하다가 막연히 기대를 드러낸 것인지부터 구분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집에서 무엇을 해주신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아직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혼수 요구라고 단정하면 갈등이 커질 수도 있어요.
우선 예랑이에게 조용히 “나는 우리 집 형편상 큰 금액이나 혼수를 약속하기 어렵고, 결혼 비용은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평하게 계획하고 싶다”고 분명히 말해 보세요. 그가 부모님의 기대를 전달한 것인지, 본인의 생각인지도 물어보고요. 양가 지원은 각자 형편에 따라 선택 사항이지 당연한 의무가 아니며, 지원받는 금액에 따라 결혼 후 의사결정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는 원칙을 미리 합의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산표를 두 사람이 먼저 만들고, 양가에 같은 기준으로 설명해 보세요. 이 대화를 피하거나 한쪽 집안의 요구만 당연하게 여긴다면 혼수보다 더 큰 결혼 생활의 문제일 수 있으니, 결혼 일정을 늦추더라도 충분히 확인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