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하신 부분이 정확합니다. 아이패드는 손에 드는 순간 소비 기기가 되기 쉽습니다. 노트북은 열면 작업 화면이 먼저 나오는데 아이패드는 켜면 볼거리가 먼저 나오는 구조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생산적으로 쓰려면 아이패드가 노트북보다 확실히 나은 일을 골라 그 용도로만 쓰는 것이 요령입니다.
제 경험상 가장 값어치를 했던 것은 손으로 쓰는 일이었습니다. 자료를 종이 대신 PDF로 받아 펜슬로 직접 밑줄 긋고 여백에 메모하는 것입니다. 계약서 검토나 논문 읽기, 교재 공부처럼 읽으면서 생각을 남겨야 하는 일에는 노트북이 따라오지 못합니다. 종이와 달리 나중에 검색까지 되니 쌓일수록 자산이 됩니다.
두 번째는 남에게 보여주며 설명하는 일입니다. 회의나 상담 자리에서 화면을 돌려 보여주고 그 위에 바로 선을 그어가며 이야기하면 말로만 할 때와 전달력이 완전히 다릅니다. 작은 화이트보드를 들고 다니는 셈입니다.
세 번째는 보조 화면으로 쓰는 것입니다. 맥을 쓰신다면 사이드카 기능으로 두 번째 모니터가 되고, 윈도우 노트북도 앱을 쓰면 같은 일이 됩니다. 자료를 아이패드에 띄워두고 본체에서 문서를 쓰면 창을 오가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반대로 아이패드로 억지로 하지 않는 편이 나은 일도 분명합니다. 자료를 여러 개 펼쳐놓고 쓰는 긴 글, 표가 큰 엑셀 작업, 파일 정리 같은 것들은 노트북이 압도적입니다. 이걸 아이패드로 하려다 지쳐서 결국 유튜브를 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적인 요령을 하나 말씀드리면, 아이패드에서 영상과 SNS 앱을 아예 지우거나 첫 화면에서 치우고 필기와 문서 앱만 남겨보세요. 보실 것은 휴대폰으로 보시면 됩니다. 기기 성능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먼저 눈에 띄느냐의 문제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