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2000

user2000

채택률 높음

모든 육체적/물질적 활동이 귀찮고 힘들고 지겨울 때

20대 중반 정도까지는 이런 고민 없이 그냥 활기차고 즐겁게 살았던 것 같은데

20대 후반 즈음부터 갑자기 사는 것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무기력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하는 일과들이 전부 힘들고 하기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집에서 소변을 볼 때도 15분 정도씩 샤워를 하고 화장실을 갈 때도 항상 2시간가량 바디워시로 샤워를 해야 돼서, 화장실 한 번 갔다오는 게 귀찮고 힘들어서 식사도 하기 싫고, 매일 1시간씩 씻는 것도 힘들고, 머리카락 털 손발톱 이런 귀찮은 미용관리도 너무 귀찮고, 청소 의류세탁 폐기물배출 이런 잡다한 집안일들도 너무 귀찮고 힘듭니다.

예전에는 쇼핑해서 새 물건 사는 것도 사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였는데 이제는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 아니면 사지도 않고 그마저 택배 받아서 물건 정리해 놓고 하는 일조차도 하기 싫습니다.

지금 이제 30대 시작점인데 한마디로 모든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생활하는 것들이 전부 하기 싫고 힘들고 지겹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건지 세상 사람 중에 저만 이런 건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들과 인간의 영혼에 참된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일들은 육체적인 활동들이 아니라 정신적인 활동들인데,

그런 진정으로 가치 있는 활동들만 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수면/영양/배출/목욕 등을 비롯한 인간으로 사는 생활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적인 활동들과 잡다한 물질적 활동들에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것이 인간 삶의 모순이 아닌가 싶습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작성해주신 글을 읽어보니, 단순히 '귀찮음'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그 무게가 상당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특히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올 때마다 2시간 가까이 샤워를 해야만 하는 상황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에너지를 고갈시킬 수밖에 없는 힘겨운 과정일 것 같아요.

    말씀하신 고민들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마음으로 몇 가지 의견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질문자님이 겪고 계시는 무기력증은 의지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반적인 귀찮음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남들은 5분이면 끝낼 일을 2시간 동안 수행해야 한다면, 뇌와 몸은 이미 일상적인 생존 활동만으로도 번아웃(Burn-out)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인생이 지겹고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질문자님의 몸이 보내는 "더 이상 이렇게 에너지를 쓸 수 없다"는 비명일지도 모릅니다.

    질문자님께서는 정신적 가치가 훨씬 중요하며, 육체적 활동(수면, 배양, 배출 등)을 시간 낭비이자 모순이라고 느끼고 계십니다. 이는 철학적으로 매우 깊이 있는 통찰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육체라는 그릇'이 건강하지 못하면 정신적인 유희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님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싶은 열망은 큰데, 그 그릇을 관리하는 방식(과도한 세정 등)이 너무 가혹해서 정신이 머물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삶의 허무를 느끼거나, 특정 행동(청결 등)에 집착하게 되면서 일상이 마비되는 경험을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만, 지금 질문자님이 겪는 '화장실 이용 후 2시간 샤워'와 같은 패턴은 혼자만의 의지로 끊어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이건 '정상/비정상'의 잣대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님의 소중한 삶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영역으로 보입니다.

    제안 드리고 싶은 방향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정신적인 가치'를 찾는 것보다, 일상의 루틴을 간소화하여 '가용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이 느끼는 삶의 모순과 고통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고통의 원인이 질문자님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지금을 힘들게 만드는 '특정한 습관과 사고의 고리'에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30대의 시작점에서 이 굴레를 조금씩 벗겨내어, 원하시는 정신적 풍요로움을 꼭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채택 보상으로 96베리 받았어요.

    채택된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