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몇 년 전에 쓰던 데스크탑에서 거의 똑같은 증상을 겪어봐서 그 답답함이 뭔지 잘 압니다. 버튼을 눌러도 바로 꺼지고, 두세 번째쯤에야 겨우 켜지는 패턴까지 비슷했어요.
제 경우에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파워 서플라이가 원인이었습니다. 파워 내부의 콘덴서가 오래되면 처음 전원이 들어올 때 필요한 전압을 한 번에 안정적으로 못 만들어 줍니다. 그러면 메인보드가 전압 이상을 감지하고 보호 차원에서 바로 꺼버려요. 몇 번 누르는 동안 콘덴서에 전기가 어느 정도 차면 그제서야 정상 부팅이 되는 거라, 여러 번 눌러야 켜지는 지금 패턴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다만 파워라고 단정하기 전에 돈 안 드는 것 두 가지만 먼저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하나, 램을 뽑아서 금색 접점을 지우개로 살살 닦고 다시 꽂아 보세요. 둘, 메인보드에 있는 동전 모양 CMOS 배터리를 새것으로 갈아 보세요. 편의점이나 다이소에서 파는 CR2032라 몇천 원이면 됩니다. 이 둘이 원인일 때도 증상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멀티탭에 물려 쓰고 계시다면 벽 콘센트에 직접 꽂아서도 한번 테스트해 보시고요. 낡은 멀티탭 때문에 초기 전압이 흔들리는 경우도 가끔 있었습니다.
그래도 똑같으면 그때는 파워 교체가 맞다고 봅니다. 파워는 소모품이라 보통 수년 쓰면 성능이 떨어지고, 이 상태로 계속 버티면 어느 날 파워가 죽으면서 메인보드나 SSD까지 같이 데려가는 경우가 있어서 미루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교체하실 때는 정격 출력에 여유가 있는 제품으로 고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