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스리랑카와 같은 열대 국가에서 박쥐와 근접한 상황을 겪으셨고, 특히 박쥐가 작아 물린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걱정이 크실 것 같습니다. 광견병은 치명적인 질환이기에 현재 느끼시는 불안감은 매우 당연하며, 예방적인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내 생각에 설령 박쥐가 모기장 밖의 옷에 붙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주 작은 박쥐의 이빨은 매우 미세하여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남기고도 통증을 거의 유발하지 않을 수 있어 물림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박쥐는 광견병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 중 하나이며, 스리랑카 또한 광견병 위험 국가에 속하므로 단순히 운이 좋았을 것이라고 방치하기보다는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처법은 현지의 종합병원이나 보건 시설을 찾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입니다. 특히 박쥐와 노출 가능성이 있었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예방 접종(광견병 백신)을 고려해야 합니다. 광견병은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노출 직후에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매우 확실합니다. 이미 한국에서 광견병 백신을 접종한 이력이 있더라도 노출 후에는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으니 예방 접종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면 지참하고 방문하십시오.
병원에 가기 전까지는 혹시 모를 상처 부위가 있는지 몸 전체를 꼼꼼히 살피되, 박쥐가 붙어 있었던 옷은 바로 세탁하거나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상처가 발견된다면 흐르는 물과 비누로 최소 15분 이상 충분히 씻어내고 소독하는 것이 바이러스 제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설령 눈에 띄는 상처가 없더라도 박쥐와 접촉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면, 현지 의료진의 지침에 따라 광견병 노출 후 처치(PEP)를 받는 것이 향후 불안감을 해소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