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없이 말씀만으로 추정하는 거라 한계는 있지만, 묘사해주신 양상으로 좁혀볼게요. 흰자에 지렁이처럼 한 줄기 핏줄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와 보이고 그 주변이 빨갛다는 거면, 결막의 혈관 하나가 확장되거나 충혈된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잠 못 자고 피곤한 게 실제로 흔한 방아쇠예요.
기전을 보면, 흰자 표면의 결막에는 가는 혈관이 그물처럼 깔려 있어요. 수면 부족, 장시간 화면 보기, 건조, 눈 비비기 같은 자극이 오면 이 혈관들이 늘어나면서 평소 안 보이던 게 도드라져 보입니다. 한 줄기가 유독 굵게 튀어 보이는 건 그 혈관이 특히 확장됐기 때문이고, 대개 며칠 쉬고 눈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아요.
비슷하게 보이지만 구분해야 할 게 결막하출혈이에요. 이건 혈관이 늘어난 게 아니라 아예 터져서 흰자에 피가 고여 빨갛게 보이는 건데, 핏줄 모양이 아니라 빨간 페인트를 칠한 듯 면으로 번져 보입니다. 재채기나 힘주기, 눈 비비기로 잘 생기고, 보기엔 놀라워도 통증이나 시력 영향 없이 일주일에서 이주 안에 저절로 흡수돼요. 지금 말씀은 '핏줄'이 튀어나온 거라 하셨으니 단순 충혈 쪽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피곤해서 생긴 단순 충혈이면 특별한 치료 없이 좋아집니다. 잠 충분히 주무시고, 화면 오래 볼 때 중간중간 먼 곳 보면서 눈 쉬어주고, 인공눈물로 표면 건조를 덜어주면 회복이 빨라져요. 눈 비비는 습관은 혈관을 더 자극하니 의식적으로 줄이시고요.
다만 이런 게 같이 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마시고 안과 진료를 받으세요. 눈곱이 누렇게 끼면서 끈적할 때, 가렵고 따가운 게 점점 심해질 때, 빛이 부실 정도로 시려하거나 시야가 흐려질 때, 통증이 분명히 있을 때. 이런 건 결막염이나 다른 안과 질환일 수 있어서 그냥 두면 안 됩니다. 며칠 쉬어도 빨간 게 안 빠지고 오래간다면 그때도 한 번 보시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