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부터 정하려고 하시는데, 순서를 하나만 바꾸면 답이 쉽게 나옵니다. 겉에 적힌 숫자가 그대로 폰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부터 아셔야 해요.
보조배터리 안의 셀은 삼점칠 볼트로 저장했다가 유에스비로 내보낼 때 오 볼트로 올리고, 폰 안에서 다시 내려서 씁니다. 그 두 번의 변환에서 열로 빠지고 케이블 저항까지 더해지면 실제로 쓰이는 건 표기의 육십에서 칠십오 퍼센트 정도입니다. 이만 짜리로 사천 짜리 폰을 다섯 번이 아니라 세 번쯤 채운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용량보다 출력 와트를 먼저 봅니다. 같은 만 짜리라도 오 와트짜리는 폰 하나 채우는 데 세 시간이 넘게 걸리고, 이십 와트가 넘는 물건은 삼십 분에 절반을 넣습니다. 급할 때 꺼내 쓰는 물건일수록 이 차이가 용량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무게도 결정적입니다. 이만 대는 보통 사백 그램 안팎이라 주머니에 넣으면 하루 만에 가방으로 옮겨 가고, 그다음엔 집에 두고 다니게 됩니다. 안 들고 다니는 보조배터리는 용량이 아무 의미가 없어요.
비행기를 타신다면 숫자 하나를 더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기준이 밀리암페어아워가 아니라 와트시라서, 이만 짜리는 삼점칠 볼트 기준으로 약 칠십사 와트시가 됩니다. 백 와트시 미만이면 별도 승인 없이 기내에 들고 탈 수 있고, 대신 위탁 수하물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제 기준을 말씀드리면 출퇴근이나 하루 외출에는 만 짜리에 이십 와트 이상, 여행이나 캠핑처럼 콘센트가 멀어지는 날에만 이만 대를 씁니다. 노트북까지 물리실 생각이면 사십오 와트 이상을 지원하는지 따로 확인하셔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표기 용량이 셀 기준인지 실제 나가는 양 기준인지 함께 적어 두는 제품이 좋은 제품입니다. 그걸 안 적어 두는 쪽일수록 숫자만 큼직하게 붙여 놓은 경우가 많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