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냉동실에 얼음을 얼릴 때 뜨거운 물을 넣으면 찬물보다 더 빨리 얼게 되나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차가운 물이 더 빨리 얼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 끓인 직후의 뜨거운 물을 얼음틀에 넣고 냉동실에 넣으면 찬물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꽁꽁 얼어붙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음펨바 효과'라고 부르던데 대체 어떤 과학적 원리로 이런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찬물이 얼음 온도에 더 가까워 먼저 얼어야 할 것 같지만, 특정 조건에서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를 음펨바 효과라고 하며 여러 가지 물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증발과 대류 현상입니다. 뜨거운 물은 찬물보다 표면에서 수증기로 증발하는 양이 훨씬 많습니다. 물이 증발할 때는 주변 열을 빼앗아가는 기화열이 발생하므로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며, 증발한 만큼 전체 물의 양도 줄어들어 얼려야 할 질량 자체가 감소합니다. 또한 뜨거운 물을 냉동실에 넣으면 위아래의 온도 차이가 커지면서 물 내부에서 강한 대류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활발한 움직임이 열을 냉동실 안으로 더 빠르게 방출하도록 돕습니다.

    ​물속에 녹아 있는 기체의 양도 영향을 줍니다. 끓인 물은 산소나 이산화탄소 같은 용존 기체들이 밖으로 빠져나간 상태입니다. 기체가 많이 녹아 있는 찬물은 이 기체들이 열전달을 방해하는 절연체 역할을 하지만, 기체가 빠져나간 뜨거운 물은 냉기를 내부로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물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 강도가 온도에 따라 변하면서 냉각될 때 에너지를 더 빨리 방출한다는 분자 수준의 원인도 제시되었습니다. 다만 이 효과는 용기의 모양, 냉동실의 습도나 대류 상태 등 실험 환경에 매우 민감하여 항상 완벽하게 재현되지는 않는 독특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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