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주기에 따라 장 기능이 달라지는 건 꽤 흔한 현상입니다. 이 부분은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는 물질로 상당 부분 설명이 됩니다.
생리 직전까지는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수치가 높게 유지되는데, 이 호르몬이 민무늬근(평활근)의 수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장도 민무늬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프로게스테론이 높을 때는 장운동이 느려지고 변비 경향이 생깁니다. 생리 전에 변비가 살짝 있으셨던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리가 시작되면 프로게스테론이 뚝 떨어지고, 자궁내막이 탈락하면서 프로스타글란딘이 대량으로 분비됩니다. 이 물질은 원래 자궁 수축을 유도해 경혈을 배출하려는 목적으로 나오는 건데, 문제는 자궁 옆에 장이 있다는 겁니다. 자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주변 장관의 민무늬근도 자극해서 장운동을 항진시킵니다. 그래서 생리 때 설사나 묽은 변을 경험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나타나는 건 당연한 얘기입니다. 음식의 양과 무관하게 장관 자체의 수축력이 올라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내장 과민성의 일종으로 볼 수 있고,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는 여성에서 생리 주기에 따른 장 증상 변동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대부분 생리 1일에서 2일째에 가장 심하고 이후 자연스럽게 호전됩니다.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지만, 생리통이 심하면서 장 증상도 함께 동반되고 매달 반복된다면 자궁내막증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산부인과 평가를 받아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