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내부 부품보다 차량 배터리 쪽이 훨씬 유력합니다. 일주일 만에 시동을 거셨다는 점이 결정적인 단서인데, 그 사이 주차 녹화가 배터리를 계속 갉아먹었고 시동을 걸어도 전압이 낮은 상태가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블랙박스에는 전압이 일정 아래로 떨어지면 스스로 꺼지는 기능이 들어 있습니다. 차를 지키기 위한 장치인데, 전압이 그 기준선 근처에서 오르내리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지금 증상이 정확히 그 모습입니다.
이십 분 내내 그랬다는 점은 조금 더 안 좋은 신호입니다. 보통은 몇 분 달리면 발전기가 전압을 올려 주는데, 그동안 계속 반복되었다면 배터리가 충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어 갈 때 이런 모습이 나옵니다.
커패시터 쪽은 증상이 조금 다릅니다. 그쪽이 문제면 시동을 걸 때가 아니라 시동을 끌 때, 즉 저장이 끝나기 전에 전원이 빠지면서 파일이 깨지는 식으로 나타납니다.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모습과는 결이 다릅니다.
확인은 간단합니다. 배터리 전압을 재 보시면 됩니다. 시동을 끈 상태에서 십이 볼트 초반이면 약해진 것이고, 시동을 건 상태에서 십사 볼트 부근이 나오면 발전기는 정상입니다. 카센터나 정비소에서 무료로 재 주는 곳이 많습니다.
블랙박스 설정도 함께 보세요. 주차 중에 꺼지도록 하셨다지만 그것과 별개로 저전압 차단 기준값을 조절하실 수 있습니다. 기준을 조금 높이면 배터리를 더 보호하고, 낮추면 블랙박스가 덜 꺼집니다. 지금은 배터리를 먼저 챙기실 때입니다.
비용은 어느 쪽이냐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배터리 교체는 차종에 따라 십만 원대 중후반에서 이십만 원대이고, 블랙박스 본체 수리는 보드 문제라면 오만 원에서 십만 원 사이가 보통입니다. 다만 지금 정황으로는 배터리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순서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