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 충분히 가능해요. 우리가 흔히 '간수치'라고 부르는 AST와 ALT는 간세포가 손상될 때 혈액으로 흘러나오는 효소라서 급성 간염이나 활발한 염증에서는 잘 올라가지만, 병이 천천히 진행되거나 간세포가 이미 많이 소실된 경우에는 정상 범위로 보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만성 B형·C형 간염, 지방간, 자가면역간염, 윌슨병, 혈색소침착증 같은 질환이 오랜 기간 조용히 진행되어도 AST·ALT가 정상인 경우가 적지 않고, 간경변으로 섬유화가 상당히 진행되면 오히려 간세포 수가 줄어 효소 수치가 낮거나 정상처럼 나타나기도 해요.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검사실의 '정상 범위'가 통계적으로 정한 참고범위라는 거예요. 평소 본인의 기준치가 낮았는데 현재 수치가 그보다 올라갔거나, 비만·당뇨·음주·약물 복용 같은 위험 요인이 있으면 정상 범위 안이라도 간에 염증이나 섬유화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간 건강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AST·ALT만 보지 않고 빌리루빈, 알부민, 프로트롬빈 시간, 혈소판 수치를 함께 확인하고, 필요하면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 자가항체, 초음파, 일시적 탄성도 검사, CT나 MRI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해요.
특히 알부민이나 프로트롬빈 시간은 간의 합성 기능을 반영하므로 간경변의 단서가 될 수 있고, 혈소판 감소는 문맥압 항진이나 섬유화를 시사하기도 해요. 간은 재생 능력이 크고 침묵의 장기라서 어느 정도까지는 증상 없이 버티다가, 피로감, 식욕 저하, 황달, 복부 팽만, 다리 부종, 쉽게 멍이 드는 증상, 혼동 등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도 있어요. 따라서 간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지 마시고, 간 질환 위험 요인이나 가족력, 음주 습관, 복용 중인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의료진과 상의해 정기적으로 종합 검사를 받으시는 것이 안전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