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커피 가루 속 성분은 한꺼번에 녹아 나오지 않고 녹는 속도에 순서가 있어요. 물이 닿자마자 과일 같은 산미와 향 성분이 먼저 빠져나오고, 이어서 단맛을 내는 당류와 캐러멜 같은 성분이 나와요.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무거운 성분은 가장 느리게, 마지막에 우러나요.
원두 무게 가운데 물에 녹을 수 있는 성분은 30% 정도이고, 맛있게 느껴지는 건 원두 무게의 18~22%를 뽑아냈을 때예요. 처음 한 번 부을 때 이 좋은 구간이 거의 다 빠져나가요. 그 뒤로 다시 물을 부으면 남아 있던 쓰고 떫은 성분만 조금씩 녹아 나오고, 향 성분은 이미 날아가서 맛이 밍밍한데 뒷맛은 거칠어요. 이걸 과추출이라고 하는데, 여러 번 우릴수록 이 비율이 커지니 점점 이상하게 느껴져요. 가루가 물에 오래 젖어 있으면서 고운 입자가 종이를 막아 물이 더 오래 머무는 것도 떫은맛을 키워요.
양을 늘리고 싶다면 같은 가루로 여러 번 내리기보다 처음부터 가루를 넉넉히 넣거나, 진하게 내린 커피에 뜨거운 물을 타서 묽히면 맛이 훨씬 깔끔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