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가 에어컨 전기를 직접 깎아주는 게 아닙니다. 선풍기는 방을 시원하게 만드는 물건이 아니라 피부의 땅을 날려 체감 온도를 낮추는 물건이라, 그 덕에 설정 온도를 올려도 견딜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절약은 바로 그 올린 온도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선풍기만 같이 켜는다고 요금이 줄지는 않습니다. 에어컨을 이십육 도에 두고 선풍기를 돌리면 그냥 더 시원할 뿐 전기는 오히려 조금 더 씁니다. 이십육 도로 쓰던 걸 이십칠이나 이십팔 도로 올리고 선풍기를 함께 돌리는 순간부터 절약이 시작됩니다.
숫자로 보면 선풍기의 소비전력은 에어컨의 사십분의 일에서 오십분의 일 수준입니다. 선풍기를 하루 종일 돌려도 에어컨 실외기가 몇 분 덜 도는 것으로 상쇄되고도 남습니다. 그래서 손해 볼 일이 없는 조합이에요.
실제 절감폭은 집 구조와 습관에 따라 크게 갈리는데, 설정 온도를 두 도 정도 올리면 에어컨 가동 시간이 삼십 퍼센트 가까이 줄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한 달로 치면 수천 원에서 몇만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놓는 위치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선풍기를 사람에게 곱바로 향하게 두는 것보다, 에어컨에서 나온 찬 공기가 고이는 아래쪽을 방 전체로 밀어 올리게 두는 쪽이 효율이 좋습니다. 서큐레이터라면 천장 쪽으로 비스듬하게 쌀아 공기를 돌리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인버터 에어컨이면 꺼다 켰다 하지 마시고 계속 켜두시는 게 낫습니다.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알아서 힘을 빼기 때문에, 선풍기로 체감 온도를 낮춰두면 실외기가 최소 출력으로 도는 시간이 길어져서 요금이 확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