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넣어두고 가장 오래 보관해본 음식은 무엇인가요?

냉동실 정리하다 보면 언제 넣었는지도 모르는 음식이 하나씩 나오더라고요 😂

혹시 냉동실에 오래 보관했다가 먹어본 음식이 있나요? 고기나 밥, 반찬, 빵 등 어떤 음식이었고 얼마나 오래 보관했는지, 먹어보니 맛이나 식감은 괜찮았는지도 궁금해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질문하신 내용 잘 확인해 보았습니다.

    냉도실 깊은 구석에서 발굴해 낸 최고의 유물은 무려 1년 반 가까이 잠들어 있던 가래떡이었습니다. 명절에 받아서 검은 비닐봉지와 지퍼백에 다름 꼼꼼하게 이중 밀봉해 두었으니 괜찮은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꺼내어서 비닐을 벗겨보니 수분이 완전히 증발하는 냉동 화상을 입어서 하얗게 바래 있었고, 겉면은 가뭄 든 논바닥처럼 갈라진 채 얼음 성에가 두껍게 덮여 있더라구요.

    버리자니 아까운 마음에 찬물에 한참을 불린 뒤 들기름을 넉넉히 둘러서 노릇하게 구워보았습니다. 겉은 그럴싸하게 바삭해졌으나, 한 입 씹는 순간 떡의 차진 쫄깃함은 온데간데없고 속이 수분기 없는 마른 스펀지처럼 서걱거리며 바스러지더군요. 그리고 18개월간 서서히 배어든 쿰쿰한 냉동실 냄새가 워낙 강해서, 조철과 꿀을 아무리 충분히 찍어도 그 묵은 냄새를 덮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다행이 먹고 탈이 나진 않았지만, 냉동실은 영구 보존 타임캡슐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밥이나 떡은 두 달, 고기도 지방 산패 때문에 서너 달 안에는 해치워야 본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