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샴푸로 안 지워지는 게 사실 당연합니다. 이건 때가 아니라 물에 녹아 있던 미네랄이 마르면서 표면에 굳어 붙은 거예요. 샴푸는 기름때를 떼어내라고 만든 것이라 굳은 무기물에는 힘을 못 씁니다. 그래서 아무리 문질러도 그대로인 겁니다.
하필 손잡이 아래인 이유도 있습니다. 손잡이 안쪽 홈에 물이 고였다가 조금씩 흘러내리는데, 그 물이 마르면서 남은 성분이 줄무늬로 쌓이거든요. 검은색 차는 표면이 어두워 반사가 선명하다 보니 이 흰 자국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입니다.
무기물은 약한 산으로 풀어야 합니다. 워터스팟 제거제라는 이름으로 파는 제품이 바로 그 용도이고, 급하면 식초를 물에 서너 배 희석해 쓰셔도 됩니다. 마이크로화이버 수건에 적셔 얹어두듯 잠시 두었다가 가볍게 닦아내면 대개 풀립니다.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시간을 주는 게 요령입니다.
다만 반드시 그늘에서, 차체가 식은 상태에서 하세요. 뜨거운 도장 위에서는 약제가 순식간에 말라버려서 오히려 새 자국을 남깁니다. 한 번에 넓게 하지 마시고 손바닥만 한 면적씩 나눠 작업하신 뒤 물로 충분히 헹궈주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도 손으로 만졌을 때 까끌거리는 게 남는다면 점토처럼 생긴 클레이바를 써보세요. 표면에 박힌 이물을 잡아 떼어내는 도구입니다. 다만 윤활제를 넉넉히 뿌리고 미끄러지듯 문지르셔야 합니다. 마른 상태로 문지르는 순간 그게 바로 잔기스가 되니 이 부분만 조심하시면 됩니다.
여기까지 해도 자국이 그대로라면 물이 도장 표면을 아주 미세하게 파먹은 상태입니다. 이건 얹힌 걸 떼어내는 게 아니라 도장을 얇게 깎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해서 광택 작업이 필요합니다. 검은색은 작업 흔적이 잘 드러나는 색이라 이 단계만큼은 전문점에 맡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실 제일 쉬운 건 예방입니다. 세차하신 뒤에 손잡이를 한 번 당겨 안쪽에 고인 물을 털어내고 수건 모서리로 훑어주세요. 물기가 마르기 전에 닦는 것과 그늘에서 세차하는 것만 지켜도 줄무늬는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발수 코팅을 해두시면 물이 뭉쳐서 흘러내리기 때문에 남는 양 자체가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