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터널 자체가 공황장애 환자에게 물리적으로 위험해서 “들어가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긴 터널은 밀폐감, 탈출이 어렵다는 느낌, 일정하게 반복되는 조명, 지하·해저라는 인식, 차 안 공기 답답함 때문에 공황발작이나 과호흡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신미약자 주의”는 대개 운전 중 갑자기 불안·어지럼·호흡곤란이 생기면 본인과 주변 차량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는 안전 안내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말씀하신 증상 중 “귀가 먹먹함”은 터널 진입·하강·상승 과정의 압력 변화로 이관이 압력 조절을 하면서 생길 수 있습니다. 귀 먹먹함, 압박감, 일시적 청력 저하는 기압 변화 때 흔히 생길 수 있고, 이관이 압력을 잘 맞추지 못하면 더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숨이 약간 차고 기관지가 압박되는 느낌, 팔과 손 저림”은 해저터널의 산소가 부족해서라기보다 공황·불안에 따른 과호흡 가능성이 더 큽니다. 과호흡은 불안이나 공황 때 빠르고 깊게 숨을 쉬면서 혈중 이산화탄소가 낮아져 숨이 더 찬 느낌, 가슴 답답함, 손발 저림, 어지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황발작도 갑작스러운 강한 불안, 통제력 상실감,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저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선생님이 겪은 증상은 “해저터널이 몸에 직접 해를 준 것”보다는, 터널 환경이 공황·과호흡 반응을 유발한 상황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다만 실제 천식, 부정맥, 협심증,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반복되면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부터는 혼자 운전해서 들어가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동승자로 가거나, 가능하면 터널이 아닌 대체 경로를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꼭 지나가야 한다면 진입 전 카페인을 피하고, 창문을 조금 열거나 차량 환기를 외기순환으로 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려 애쓰기”보다 천천히 길게 내쉬는 호흡을 하세요. 손발이 저릴 때 더 깊게 숨쉬면 과호흡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터널 안에서 증상이 심해지면 급정거하지 말고, 비상등을 켜고 차선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이동하다가 비상주차대나 안전지대가 있을 때 정차해야 합니다. 운전 중 공황이 반복된다면 치료 전까지 긴 터널·고속도로 단독 운전은 피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음 증상이 있으면 공황으로만 보지 말고 즉시 119 또는 응급실입니다: 실제 숨이 차서 말하기 어렵다, 쌕쌕거림이 심하다, 흉통이 10분 이상 지속된다, 식은땀·실신감이 있다,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진다, 말이 어눌하다, 입술이 파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