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확인했습니다. 인중 왼쪽 아래, 비순구(nasolabial fold) 근처에 경계가 비교적 명확한 흰색 탈색 반이 보이네요. 주변 피부와의 경계가 꽤 뚜렷하고, 면적은 크지 않지만 색소가 상당히 소실된 상태로 보입니다.
빙초산(고농도 아세트산)은 강산성 물질이라 접촉 부위의 표피와 진피를 화학적으로 손상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노사이트(melanocyte)가 파괴되면 해당 부위가 영구적으로 색소를 생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10년 이상 지났다면 멜라노사이트 자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자연 회복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치료 옵션을 말씀드리면, 현재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엑시머 레이저(excimer laser, 308nm)는 잔존 멜라노사이트를 자극해 색소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백반증 치료에 주로 쓰이는데 이런 외상성 탈색소에도 부분적으로 적용됩니다. 다만 멜라노사이트가 완전히 소실된 경우라면 반응이 제한적입니다. 멜라노사이트 이식술(melanocyte transplantation)은 정상 피부에서 채취한 멜라노사이트를 배양해 탈색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인데, 국내 일부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시행합니다. 색소 재생 효과가 비교적 확실하지만 모든 병원에서 하는 건 아니라 찾아보셔야 합니다. 반영구 화장(medical tattooing, 의료용 문신)은 색소가 회복이 안 될 경우 차선책으로 고려하는 방법으로, 주변 피부색에 맞는 색소를 주입해 시각적으로 보정하는 방식입니다. 절제술(excision)은 병변이 작은 경우 외과적으로 제거하고 봉합하는 방법인데, 인중 주변은 표정 근육이 많이 움직이는 부위라 봉합 흉터가 남거나 당김이 생길 수 있어서 면적 대비 위험·이득 비를 잘 따져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10년 이상 된 화학 손상에 의한 탈색소는 완전히 원래대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엑시머 레이저나 멜라노사이트 이식으로 부분적인 색소 회복을 기대할 수는 있어요. 면적이 작아 보이는 만큼,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한 번 직접 진찰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사진만으로는 잔존 멜라노사이트 여부나 진피 손상 깊이를 판단할 수 없어서, 더우드 램프(Wood's lamp) 검사 등을 포함한 실제 진찰이 치료 방향 결정에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