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둘 다 파동이지만 통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소리는 물질의 진동이라 벽을 만나면 벽 자체를 떨게 만들어요. 옆방의 말소리가 공기를 흔들고, 그 진동이 벽을 미세하게 떨게 하고, 떨리는 벽이 반대쪽 공기를 다시 흔들어 소리를 재방송하는 거예요. 벽이 통로가 아니라 중계자인 셈이에요. 저음이 특히 잘 넘어오는 것도 파장이 긴 저주파일수록 벽 전체를 흔들기 쉬워서예요.
빛은 물질이 아니라 전자기파라서 사정이 달라요. 빛이 물질을 지나려면 그 물질의 전자들이 빛을 흡수하지 않아야 하는데, 벽을 이루는 물질의 전자들은 가시광선 에너지를 덥석덥석 흡수해서 열로 바꿔버려요. 빛이 벽 표면 근처에서 전부 잡아먹히니 반대편으로 나갈 몫이 없는 거예요.
유리가 반대인 이유도 여기 있어요. 유리 속 전자들은 단단히 묶여 있어서 가시광선 정도의 에너지로는 들뜨지 못해요. 흡수할 수 없으니 빛이 그냥 지나가고, 그래서 투명한 거예요. 반면 소리에게 유리는 공기보다 수천 배 단단하고 무거운 장벽이라, 공기의 진동이 유리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대부분 반사돼요. 성질이 너무 다른 두 매질의 경계에서는 파동이 잘 못 건너가거든요. 그래도 유리창이 얇으면 통째로 떨면서 소리를 어느 정도 전달하니, 이중창으로 공기층을 끼우면 방음이 확 좋아지는 거예요.
정리하면 통과의 조건이 서로 반대예요. 소리는 상대를 흔들 수 있으면 통과하고, 빛은 상대에게 흡수되지 않아야 통과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