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은 엄밀히 말하면 맛이라기보다 통각에 가깝기 때문에 코가 막혀도 어느 정도는 느껴지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감기에 걸려 후각이 떨어져도 청양고추의 매운 자극 자체는 느껴져야 합니다.
다만 실제로는 감기나 비염으로 코와 입 주변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느끼는 "맵다"는 감각은 통각뿐 아니라 향과 풍미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후각이 크게 떨어지면 매운맛도 평소보다 훨씬 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양파를 먹었을 때도 원래는 특유의 향과 알싸한 자극이 느껴지는데, 후각이 거의 작동하지 않으면 말씀하신 것처럼 사과처럼 아삭한 식감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청양고추를 먹어도 혀가 거의 아프지 않고, 양파의 자극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면 감기로 인해 후각뿐 아니라 미각과 구강 점막의 감각도 일시적으로 둔해진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통 감기가 회복되고 코막힘이 사라지면 맛과 향, 매운 자극도 대부분 정상적으로 돌아옵니다. 만약 감기가 나은 뒤에도 수 주 이상 냄새나 맛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