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서 자녀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보인다면 당연히 잠이 오지 않을 만큼 걱정되실 겁니다. 내 눈에는 뻔히 보이는 결말을 자녀만 못 보는 것 같아 답답하고,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드실 테니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끝까지 반대하는 것'이 자녀를 불행에서 구해내는 정답이 되기는 참 어렵습니다. 부모가 강하게 반대할수록 자녀는 오히려 상대방을 지켜야 한다는 감상에 빠져 눈을 더 가리게 되거든요. 결국 부모와 자녀 사이만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지고, 정작 자녀는 고립된 채로 그 결혼을 강행할 확률이 높습니다.
가장 아픈 지점은, 부모님의 예상대로 결혼 생활이 힘들어졌을 때 자녀가 부모에게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거봐, 내가 안 된다고 했지?"라는 말을 들을까 봐, 혹은 부모님 속을 썩였다는 죄책감 때문에 괴로움을 혼자 삭이다가 더 큰 불행으로 빠져들기 쉽습니다.
그래서 '반대'라는 칼을 휘두르기보다는, 부모님이 느끼시는 우려를 아주 차분하고 구체적으로 딱 한두 번만 전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네 선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런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걱정된다. 하지만 네가 결정했다면 존중한다. 다만 살다가 너무 힘들면 언제든 뒤를 돌아봐라. 우리가 여기 있겠다."라는 태도를 보여주시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자녀는 부모를 '내 사랑을 방해하는 적'이 아니라 '나를 걱정하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나중에 정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자녀가 부모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시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