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 상태에서 식은땀, 어지럼증, 손 떨림이 동반됐다면 저혈당 반응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건강검진 특성상 오랜 시간 아무것도 드시지 않은 상태였을 테고, 그 자체로도 혈당이 떨어질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여기에 항경련제 증량이 겹쳤다는 게 중요합니다. 항경련제 중에서는 발프로산(valproic acid) 계열이나 일부 약물이 인슐린 분비나 혈당 조절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고, 용량이 올라가면 그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약을 드시는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증량 직후에 이런 증상이 처음 생겼다는 건 연관성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자율신경계에 대한 영향도 있습니다. 일부 항경련제는 자율신경 기능에 영향을 줘서, 공복이나 긴장 상태에서 혈압이 떨어지거나 미주신경성 반응이 더 쉽게 유발되기도 합니다. 식은땀과 어지럼증의 조합은 그 패턴과도 맞습니다.
20년간 치료받으시면서 처음 겪으셨다는 점, 그리고 증량한 지 얼마 안 됐다는 점을 담당 신경과 선생님께 정확히 전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혈당 수치를 당시 측정하셨다면 그 결과도 함께 가져가시고, 만약 측정을 못 했다면 외래 때 공복 혈당과 함께 확인해보시도록 요청해보세요. 증량 용량 조정이 필요한지 여부도 그때 판단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