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여자 찐따인데요. 심각한 건 아니고.
전 일단 평범한 중2 여찐입니다.
친구 몇 명이 저와 놀아주시며 학교에선 그냥 조용한 타입입니다.
쉬는 시간에 하는 건 학원 숙제나 책읽기인데 이 책읽기가 절 찐따로 만들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도둑일기 같은 거나 읽는 여자애한텐 아무도 관심 안 줘서 올해 학기 초까진 일코 하다가 책 금단증상와서 요즘엔 또 읽고 있어요.
사실 책읽기 때문에 찐따라는 건 핑계고 걍 제 성격이나 외모가 문제인가 싶습니다.
주말에 밥을 사준다고 해도 나가기 싫어하는 극 I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말입니다.
외모는 제가 생각하기에 좀 별로인 거 같습니다.
남들의 소중한 시력을 지키기 위해 화장은 살짝 합니다.
쿠션, 틴트, 눈썹, 볼터치. 이렇게 보니 많네요.
제 이목구비에 대해 자세히 말하면 슬프니 생략합니다.
일단 저희반 애들이 다 착해서 절 배척하진 않아줍니다.
아니 그냥 제가 만나는 애들이 다 착해요 이 지경인데.한 번도 왕따 은따 안 당해보고 다 저한테 상냥하게 대해줬어요.
외모로 놀림받은적도 없고 아무튼 괴롭힘 안 당해봤어요.
뭐 공부는 그럭저럭 하는 편이니 선생님들한테도 딱히 미움은 안 받고 있어요.
그렇게 찐따의 이상을 살아가고 있는 행복한 오타쿠 여자 찐따인데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거창한 말이 뭐냐면
남자애들이랑 잘 지내는 법을 모르겠어요.
걔내가 절 싫어하는 건 아니예요. 황송하게도 다 착해요.
저 기브스했을때도 친절하게 하나하나 도와줬고 괴롭히지도 않는데요.
문제는 뭔가가 삐그덕 덜커덩 하다는거죠.
공놀이하다가 다른 여자애들한테 맞으면 '응 니가 피했어야지 알빠노~'이런 반응인데 저한테 맞으면 '죄송합니다.'가 되고
자기네들끼리 잡담할때도 옆에서 찐따처럼 책읽고 있는 저를 보고 말을 가려서 해줍니다.
아니 솔직히 저 같은 거 하나 때문에 자기네들끼리 떠드는 주제를 바꾸는 건 원치 않거든요.
제가 걔내들이랑 안 친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친해져보려해도
뭔가 삐그덕거리는듯한 느낌?
장난을 쳤는데 '앜ㅋㅋㅋ 미친년ㅋㅋㅋ'란 반응을 노리거나 아니면 차라리 정색을 해주길 바라는데 '엇... 어어...'이런 반응입니다.
어떤 앤 제 친구님들한테 뭐라 장난을 칠때도 '야 너한테 그런 건 아니다! ㅎㅎ' 하고 선 긋더라고요. 근데 표정이 너무 해맑았어요.
또 제 친구를 남자애가 장난삼아 뭣같이 생겼다고 놀릴때 제가 '왜 우리 누구 괴롭혀!'하고 저도 장난쳤거든요.
제가 그때 좀 나댔나봅니다.
'너도 뭣같이 생겼... 아씨' 이러고 가더라고요?
좀 상처받아서 다 기억해요. 왜 말을 끊고 갔을까요.
내가 뭣같이 생긴건 나도 아는데 왜 말을 끊고 가버리냐고.
역시 제 비참한 사회성이 문제인걸까요.
절 무서워하나 생각도 해봤는데 전 키도 난쟁이고 학교에 저 처럼 뚱한 표정짓는 여자애는 많아요.
그래도 애들이 마음씨가 넓은게 저 뭐 발표같은 거 잘하면 잘했다고 칭찬해줘요.
제가 작년까지는 마스크 쓰고 완전 왕왕왕찐따로 살다가 올해 마스크 벗고 화장 하고 그냥 왕찐따로 진화했거든요.
근데 작년까지만 해도 서로 장난치면서 친하게 지내던 남자애가 제가 마스크를 벗으니까 '누구세요?'라고 씨부리는거예요.
그래서 전 상냥하게 제가 누군지 조곤조곤 알려주고 그 남자애랑 다시 친하게 지내나 싶었는데
'야 박찐따(대충 제 이름)~'에서 갑자기 '어 안녕.'으로 인사가 변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섭섭한 사이가 되서 요즘엔 마주쳐도 모르는척해요.
모쏠탈출하고 싶은데 이상태네요.
고백은 1번 받아본 적 있는데 걘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대충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는데 글이 뱅뱅 꼬여서 두서가 없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