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양상은 실제 체온이 계절마다 크게 바뀐다기보다, 말초혈관 수축·확장 반응과 자율신경 반응이 예민한 경우에 흔히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열이 상체에 몰리는 느낌, 겨울에는 손발이 얼음장 같은 느낌이 나는 식입니다. 스트레스나 긴장도 이런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어 “화병”이라는 설명이 일부 맞을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겨울에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하얗게, 파랗게, 붉게 색이 변한다면 레이노 현상을 확인해야 합니다. 레이노 현상은 추위나 감정적 스트레스에 의해 손가락·발가락 혈관이 과하게 수축하면서 냉감, 저림, 통증, 색 변화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단순 수족냉증과 달리 색 변화가 뚜렷하거나 통증이 있으면 진료 대상입니다.
여름에 유난히 덥고 상체 열감이 심하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빈혈, 불안·공황 반응, 수면 부족, 카페인, 생리주기나 호르몬 변화도 감별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더위를 못 참음, 땀 증가, 두근거림, 체중 감소, 손떨림, 배변 증가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위를 많이 탐, 피로, 체중 증가, 변비, 피부 건조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재 기저질환과 복용약이 없다면 우선 내과에서 혈압, 맥박, 혈액검사, 빈혈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정도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발 색 변화가 뚜렷하거나 손가락 끝 통증, 피부 상처, 관절통, 입마름, 피부가 두꺼워지는 느낌이 있으면 류마티스내과 쪽 평가도 필요합니다. 레이노 현상은 일차성과 다른 질환에 동반된 이차성이 있어, 필요한 경우 자가면역질환 감별 검사를 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화병”으로만 보기는 어렵고, 자율신경 예민성, 레이노 현상, 갑상선 이상, 빈혈, 호르몬 변화 등을 함께 감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제 체온계로 잰 체온이 정상인데 체감만 심한 경우라면 위험한 병일 가능성은 낮지만, 증상이 매년 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한 번은 내과 검사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