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저혈압은 혈압 자체가 낮은 것이 아니라, 자세 변화에 대한 혈관과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느리거나 불충분한 것이 핵심입니다. 평소 혈압이 130/85로 정상 범위보다 높더라도 기립성저혈압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으며, 실제로 고혈압 환자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기전을 설명드리면,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일어설 때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이 약 500밀리리터에서 1,000밀리리터가량 하지와 복부 정맥으로 순간적으로 이동합니다. 정상적으로는 자율신경계(교감신경)가 이를 즉시 감지하여 심박수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켜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합니다. 기립성저혈압은 이 보상 반응이 늦거나 부족할 때 발생하며, 기립 후 3분 이내에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50대 여성에서 이 증상이 새로 생겼다면 몇 가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폐경 전후 호르몬 변화로 혈관 긴장도 조절이 달라질 수 있고, 수분 섭취 부족이나 더운 날씨, 식사 후(식후 저혈압),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날 때 증상이 심해지는 패턴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약물이 원인일 수 있으며, 이뇨제, 칼슘채널차단제, 알파차단제 등이 흔한 원인 약물입니다.
내과 또는 가정의학과에서 누운 자세와 기립 후 혈압을 연속 측정하는 기립경사검사(orthostatic vital signs)를 받아보시면 진단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최근 새로 생겼고 빈도가 잦아진다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심한 실신(syncope)이 동반된다면 더 빠른 평가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