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복잡하게 얽힌 상태인데, 검사 소견과 증상을 하나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사진은 화질과 각도 때문에 제가 확진할 수준은 아니지만, 첨부하신 진단명과 증상 묘사가 일관돼서 그걸 바탕으로 평가해 보겠습니다. 정리하면 양쪽 귀에 서로 다른 문제가 동시에 있는 상황입니다.
먼저 양쪽 공통 소견부터 보겠습니다. 양측 고막함몰(TM retraction)과 유착(adhesion), 그리고 CT상 양측 유양돌기 경화(mastoid sclerotic)는 모두 오랜 기간 이관기능장애(eustachian tube dysfunction)를 앓았다는 흔적입니다. 이관은 중이(고막 안쪽 공간)와 코 뒤쪽을 연결해 압력을 맞추고 환기시키는 통로인데, 이게 오래 막혀 있으면 중이가 음압 상태로 빨려들어가면서 고막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갑니다(함몰). 더 진행하면 고막이 안쪽 구조물에 들러붙고(유착), 환기가 안 되니 유양돌기의 함기세포가 발달을 못 하고 굳습니다(경화). 어릴 때부터 귀가 안 좋았다는 병력과 정확히 들어맞는 그림이에요. 함몰이 심해지면 그 안에 각질이 고여 진주종(cholesteatoma)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환기관(tube)을 유지하라는 주치의 말씀은 타당합니다. 진주종은 방치하면 주변 뼈를 녹이며 자라는 병이라 예방·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이제 양쪽이 갈라집니다. 왼쪽은 이관이 막혀서 생긴 폐쇄형 문제이고, 오른쪽은 반대로 이관이 너무 열려 있는 이관개방증(patulous eustachian tube)입니다. 이 둘은 증상이 정반대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오른쪽에서 느끼시는 "발살바 때 내 목소리·숨소리가 울린다", "띡띡거리고 펄럭펄럭한다"는 건 이관개방증의 전형적 증상입니다. 이관이 닫혀 있어야 할 때도 열려 있어서, 본인 목소리와 호흡이 그 통로로 고막에 직접 전달돼 울리는(자가강청, autophony) 거예요. 펄럭거림은 열린 이관 벽이 호흡에 따라 떨리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오른쪽엔 따로 적극적 치료를 권하지 않으신 것 같은데, 개방증은 막힌 걸 뚫는 치료와 방향이 반대라 풍선확장술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중격·하비갑개 수술 후 코 안 점막 상태가 바뀌면서 개방증이 더 두드러졌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왼쪽은 이관이 확실히 막힌 폐쇄형이라 이관풍선확장술(balloon eustachian tuboplasty) 대상이 됩니다. 막힌 이관에 풍선을 넣어 넓혀주는 시술인데, 주치의 말씀대로 한 번에 드라마틱하게 좋아지기보다 여러 차례 나눠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거 수준을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관풍선확장술은 일부 환자에서 분명한 호전을 보이지만 모두에게 일관된 효과를 보장하는 단계까진 아니고, 적응증을 잘 골랐을 때 도움이 되는 시술로 봅니다. 이미 고막 유착이 진행된 경우엔 풍선확장만으로 함몰된 고막이 원래대로 펴지진 않으니, 환기관 삽입을 병행하는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어지럼 부분으로 가겠습니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 때 눈동자가 왼쪽으로 쏠렸다 돌아온다는 건 두진후안진검사(head shaking nystagmus)에서 양성이 나온 거고, 이건 양쪽 전정기능의 균형이 깨져 있다는 신호입니다. 보통 안진이 향하는 쪽의 반대편 전정기능이 떨어져 있음을 시사하는데, 검사에서 왼쪽 귀가 확실히 안 좋다고 나온 것과 합치됩니다. 다만 "전정발작(vestibular paroxysmia) 같다"는 건 조심스럽게 봐야 합니다. 전정발작은 혈관이 전정신경을 압박해 수초에서 수분 정도의 짧은 어지럼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게 특징이고,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같은 약에 잘 반응하면 진단이 뒷받침됩니다. 그런데 지금 묘사하신 "간헐적으로 속이 메스껍고 빙빙 돈다"는 건 전정발작의 짧고 빈번한 발작 양상과 꼭 들어맞진 않습니다. 만성 중이·이관 문제로 인한 전정기능 저하, 혹은 그로 인한 보상 부전일 가능성도 충분히 같이 봐야 합니다. 진단명을 하나로 못 박기보다, MRI(특히 혈관-신경 압박을 보는 영상)와 발작 양상의 시간·빈도를 더 따져봐야 확실해집니다.
치료와 약에 대해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약은 진단이 확정돼야 맞춰지는 거라, 제가 특정 약을 처방 수준으로 권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방향만 말씀드리면, 만약 전정발작이 맞다면 항경련제 계열(카르바마제핀, 옥스카르바제핀)이 일차 선택이고 보통 저용량으로 시작합니다. 어지럼 급성기엔 전정억제제나 항구토제를 단기간 쓰지만, 이런 약은 장기 복용하면 오히려 뇌의 전정보상을 방해해서 회복을 늦추니 짧게만 쓰는 게 원칙입니다. 만성적인 균형 문제엔 약보다 전정재활운동(vestibular rehabilitation)이 핵심 치료입니다. 이관 쪽은 코 점막 부종을 줄이는 비강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꾸준히 쓰면서 이관 환경을 개선하는 보조요법이 흔히 동반됩니다.
종합하면, 왼쪽은 폐쇄형 이관기능장애로 풍선확장술과 환기관 유지, 진주종 감시가 축이고, 오른쪽은 이관개방증이라 방향이 다른 관리가 필요하며, 어지럼은 전정발작으로 단정하기 전에 MRI와 발작 양상 확인으로 진단을 더 다져야 한다는 게 제 평가입니다. 한 가지 권하고 싶은 건, 귀(중이·이관)와 어지럼(전정)을 한 분이 통합해서 길게 끌고 가 줄 이비인후과, 가능하면 신경이과(otology/neurotology) 세부전공 외래에서 추적받으시는 겁니다. 지금처럼 소견이 여러 갈래로 얽힌 경우엔 그게 가장 정리가 잘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