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저글러🎸
기억력이 안 좋기로 유명한 선생님이 있었는데요.
고등학교 때 저희 옆반 담임선생님이였던 분이 있는데요. 기억력이 굉장히 안 좋다고 알려진 분이랍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 선생님의 반 학생이 교무실에 찾아가서 외출 허락을 받으려고 하는데 "그런 건 너희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야지 왜 나한테 와서 그래?" 라고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와 이 선생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하나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저희 학교는 수원 아주대학교 바로 옆에 위치해 있구요. 언덕 위에 있어서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때 당시 제 등교수단은 사이클 자전거였어요. 암튼 어느 날 필요한 준비물이 있어서 일단 등교 후 가방만 놔 두고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갔는데 원래는 우측통행을 해야 하지만 그 쪽에 보행자가 많다 보니 중앙선을 침범해서 전속력으로 달렸는데요. 그러다가 비탈길이 끝날 무렵 "이거 지금 위험한 상황 아냐? 중앙선 침범에 내리막길에 전속력이라니.."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진짜로 맞은 편에서 차 한대가 올라오더군요. 그래서 재빠르게 핸들을 꺾으면서 피했는데 한참을 휘청거리다가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섰구요. 그 차의 시야에서는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그렇게 밖에 나가서 필요한 준비물을 구입한 후에 다시 교실로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누구랑 충돌할 뻔했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무슨 차였냐고 묻길래 차종과 색상을 알려줬더니 위에 언급한 옆반 담임섬생님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설마 아니겠지 생각하면서 애써 부정하려고 했는데 잠시 후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지각한 친구에게 가셔서 "너 임마 왜 늦었어?" "늦잠 자다가 늦었습니다." 그러더니 그 친구에게 꿀밤 몇 대 먹이고 저한테 오시더군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어라? 난 늦지 않았는데 왜 나한테 오시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저한테는 "넌 어디 나갔다 왔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준비물 좀 사러 갔다 왔습니다." 했더니 바로 "사고 날 뻔했지?" 이러시더군요. 친구들도 다들 놀란 표정으로 저를 봤구요. 저 역시 깜짝 놀라서 "헉! 선생님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물어볼 뻔했답니다. 물론 그렇게 묻지는 못하고 그냥 "네" 라고 대답했지만 놀란 표정은 숨길 수 없었죠. 암튼 저도 꿀밤 몇 대 맞은 후 약 4교시 정도 지난 뒤 친구의 반에 잠시 갔는데 위에 언급한 옆반 담임선생님이 수업 중이셨구요. 수업 마치고 나오시다가 저랑 마주치는 순간 갑자기 "너 임마 이리와 잘 만났다! 얌마 너 진자 죽고 싶어? 그러다가 사고 나면 어쩌려고 자전거를 그 따위로 타고 다녀? 내가 아까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놀라서 거기 한참 동안 서 있었어!" 이러시더군요. 그러다가 "너 임마 아주 유명하던데 무슨 ㅇㅇ이라고 하던데 이름 뭐야?" 이러시는 거 듣고 나서 저희 담임선생님이 어떻게 아신 건지 깨달았답니다. 그 시간에 담임선생님이 계실 만한 장소는 교실이나 교무실 또는 야외에서 담배 피우거나 셋 중 하나인데 그 어느 곳에서도 사고날 뻔한 현장은 보이지 않습니다. 즉, 담임선생님도 직접 보신 건 아닌데 사고 날 뻔한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대충 저라고 생각하고 찔러 보신 거였죠. 근데 이 선생님 진짜 기억력 나쁜 거 맞나요? 본인의 반 학생 얼굴도 기억 못 하신다는 분이 어떻게 사고날 뻔한 순간 아주 잠깐 본 제 얼굴은 그렇게 기억을 잘 하시는지.. 암튼 그날 엄청 야단맞긴 했지만 저는 털끝만한 부상도 입지 않고 무사히 빠져 나왔구요. 나중에 졸업 후 군대까지 제대한 후 다시 학교에 찾아갔다가 그 선생님을 만났는데 저를 보시더니 "어디선가 자주 보던 녀석 같긴 한데.." 하셔서 "저 예전에 선생님 차와 충돌할 뻔한 적도 있는데 기억 안 나세요?" 했더니 "아냐 난 그런 적 없어. 내가 얼마나 운전을 조심스럽게 하는데 그런 일이 있겠어?" 하셔서 제가 "맞는 말씀입니다. 사고 났다 해도 선생님 잘못 아니예요. 다 제 책임입니다." 라고 했었죠. 암튼 제가 궁금한 건 평소 본인의 반 학생 얼굴도 기억 못 하신다는 분이 어떻게 사고날 뻔한 순간 아주 잠깐 본 제 얼굴은 보자마자 바로 기억하셨는지 궁금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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