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미녹시딜(minoxidil)에서 어지러움이 생길 수 있느냐, 가능성은 있습니다. 흔하진 않지만 분명히 보고되는 부작용이에요. 동생분 경우가 최근에 바르는 약을 시작한 시점과 어지럼이 겹친다면 그 연관을 한 번 따져볼 만합니다.
미녹시딜은 원래 혈압약으로 개발된 성분입니다. 혈관을 넓혀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인데, 두피에 바르는 외용제는 대부분 두피에만 작용하고 몸으로 흡수되는 양은 적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또 바르는 양이 많거나 두피에 상처가 있거나 흡수가 잘 되는 체질이면 일부가 전신으로 흡수돼서 혈압을 살짝 떨어뜨릴 수 있어요. 그러면 어지럼, 가벼운 두통, 가슴 두근거림, 손발 붓는 느낌 같은 게 생길 수 있습니다. 일어설 때 핑 도는 기립성 어지럼이 대표적이에요. 액체 형태(용액)에 들어가는 프로필렌글리콜 성분이 두피를 자극해 어지럼이나 불편감을 주기도 합니다.
귀와의 관련을 물으셨는데, 미녹시딜이 직접 속귀(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를 건드려서 어지럼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다만 바르는 위치가 두피라 귀 주변이 가깝다 보니 연관 지어 생각하기 쉬운데, 기전상으로는 귀 자체보다 혈압이나 자율신경 쪽 영향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에 귀가 먹먹하고 이명이 같이 온다면 그건 미녹시딜보다 귀 자체 문제(전정신경염, 메니에르 등)를 따로 봐야 하고요. 어떤 종류의 어지럼인지 구별이 중요합니다.
같이 드시는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는 어지럼과는 결이 다른 약입니다. 이쪽은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나 기분 변화가 주로 알려져 있고 어지럼을 흔하게 일으키진 않아요. 다만 오래 드시던 약이고 바르는 약만 최근에 추가됐다면, 새로 더해진 미녹시딜 쪽을 먼저 의심하는 게 순서에 맞습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르는 약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멈춰보고 어지럼이 사라지는지 보는 거예요. 끊고 좋아졌다가 다시 바르니 또 생긴다면 연관이 꽤 분명해지는 거고, 그땐 농도를 낮추거나(5퍼센트를 3퍼센트로) 용액 대신 거품 제형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거품형은 프로필렌글리콜이 없어 자극과 흡수 문제가 덜한 편이에요. 양을 정량보다 많이 바르고 있었다면 그것도 줄여야 하고요.
다만 어지럼이 멈춰도 계속되거나,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숨이 차거나, 일어설 때마다 쓰러질 듯 핑 돌거나,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같이 오면 그건 약 부작용 선에서 볼 게 아니니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바르는 약 조절로 해결될 일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지는 증상을 직접 보고 혈압을 재봐야 가려지니, 어지럼이 지속되면 가까운 내과나 신경과에서 한번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