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연명치료. 혹시 보호자의 욕심인 걸까요?

성별

여성

나이대

70대 +

안녕하세요.

조모께서 팔순을 넘기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 지셔서, 지난 몇 개월간 중환자실/요양병원을 전전하시다 결국 전원 생활을 원하셔서 며칠 전 퇴원하셨습니다. 항문이 열리신 상태이고, 콧줄 없이는 섭취가 어려우신 상황입니다. 돌봄의료센터 의사 선생님께서 연명치료에 대한 선택을 물어보셨는데,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확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연명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조모께서 고통스러워 하시진 않을까요? 여러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채홍석 가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업로드해주신 증상의 설명과 자료는 잘 보았습니다.

    연명치료는 가족분들이 잘 상의를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선택을 하면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답이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환자분에게 고통이 크기 때문에 그다지 긍정적으로 고려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이런 고민을 하시는 마음이 얼마나 무거우실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곁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러 주길 바라는 마음은 결코 욕심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깊은 애정의 표현이에요. 보내드려야 할 때를 고민하면서도 차마 손을 놓지 못하는 그 괴로움은 그만큼 그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연명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분이 평소 어떤 삶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셨는지를 되짚어보는 일입니다. 무의미한 통증을 줄여드리는 것과 생명을 연장하는 것 사이에서 정답을 찾기란 의료진에게도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보호자님이 지금까지 쏟으신 정성과 고민 그 자체가 이미 환자분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니,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거나 몰아세우지 않으셨으면 해요.

    지금은 가족분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시면서 환자분이 가장 편안해하실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선택을 내리더라도 그것은 환자분을 향한 사랑에서 비롯된 최선의 결정일 것이며, 그 진심은 환자분께도 반드시 전달될 거예요. 마음을 조금 더 너그럽게 가지시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이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런 결정 앞에서 망설이시는 게 당연합니다. 확답을 못 드렸다는 게 오히려 조모님을 얼마나 아끼시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의학적으로 말씀드리면, 연명치료는 질병을 고치는 치료가 아니라 생명 유지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처치입니다. 팔순을 넘기시고 자가 섭취가 어려우며 항문 괄약근 기능까지 저하된 상태라면, 신체 전반의 기능이 자연적인 쇠퇴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연명치료를 선택한다는 건 그 과정을 연장하는 것이고, 콧줄, 기관삽관, 심폐소생술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 처치들이 고통 없이 이루어지는 건 아닙니다.

    보호자의 욕심인지 물으셨는데,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다만 그 마음과 별개로, 지금 조모님께 무엇이 편안한가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조모님이 전원 생활을 원하셨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의사 표현이기도 합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 연명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 돌봄이 이루어지는지, 통증이나 불편함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구체적으로 여쭤보시길 권합니다. 연명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게 아무것도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편안함을 목표로 하는 완화 돌봄으로 전환하는 것임을 아시면 결정이 조금 덜 무겁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