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환염(epididymitis)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30대에서 STD 12종이 전부 음성이라면, 성병 외의 원인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가장 흔하게 고려하는 건 요로계 세균, 특히 대장균(E. coli) 같은 장내세균입니다. 요도를 통해 역행성으로 부고환에 도달하는 경로인데, 이 경우 소변 배양검사에서 균이 검출되기도 하지만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무균성 부고환염이라고 해서, 세균 없이 소변이 역류하면서 화학적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과도한 신체 활동이나 자전거 장기간 탑승 같은 물리적 자극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혈액검사는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게 맞습니다. 염증 수치(CRP, ESR)와 백혈구 수치를 보면 염증의 정도와 전신 반응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치료 경과를 추적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소변검사는 이미 하셨겠지만, 소변 배양검사까지 진행했는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단순 소변검사와 배양검사는 다른 검사입니다.
원인을 끝까지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임상에서는 드물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는지, 그리고 음낭 초음파로 부고환과 고환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겁니다. 초음파를 아직 안 하셨다면 꼭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고환 자체의 문제나 고환 비틀림(testicular torsion) 같은 다른 원인을 배제하는 데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