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흙탕물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미세한 콜로이드들이 물속에서 모두 음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강하게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정수장에서 투여하는 명반은 이 정전기적 반발력을 무력화하고 입자들을 거대한 덩어리로 뭉치게 만드는데, 그 핵심 화학 원리는 전하 중화와 플록 형성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명반이 물에 녹으면 강한 3가 양이온인 알루미늄 이온(Al3+)이 대량으로 방출되고, 알루미늄 이온은 음전하를 띠고 서로 밀어내던 콜로이드 입자 표면에 강하게 끌려가 붙습니다. 전하량이 높을수록 응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하디-슐체 법칙에 따라, 알루미늄 이온은 1가나 2가 이온보다 훨씬 강력하게 콜로이드의 음전하를 전기적으로 중화시킵니다. 밀어내는 힘이 사라지자 비로소 분자 간 끌당기는 힘인 반데르발스 힘이 우세해지면서 미세 입자들이 서로 들러붙기 시작합니다.
이와 동시에 알루미늄 이온은 물속 수산화 이온과 결합해 끈적끈적한 젤 형태의 수산화알루미늄 앙금을 만듭니다. 이 앙금이 그물처럼 작동해 응집된 입자들을 엮어 크고 무거운 덩어리(플록)로 부풀립니다. 결국 무거워진 덩어리들이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깨끗한 물만 정밀하게 분리해 낼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