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으실 텐데, 상황을 정리해서 설명드릴게요.
우선 사후피임약 관련부터입니다. 관계 후 15시간 이내 복용은 매우 빠른 편으로,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 계열 사후피임약은 72시간 이내 복용 시 복용 시점이 빠를수록 효과가 높으며, 15시간 이내라면 임신 예방 효과가 약 95퍼센트에 달합니다. 이 시점에서의 복용은 매우 적절한 대응이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 PCOS)과 임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PCOS는 배란이 불규칙하거나 드물게 일어나는 희발배란(oligo-ovulation) 또는 무배란(anovulation)이 특징입니다. 즉, 2개월에서 3개월에 한 번 생리를 한다는 것은 배란 자체가 그만큼 드물다는 의미이고, 이는 역설적으로 임신 가능성이 정상 주기 여성보다 낮다는 것을 뜻합니다. 관계 당시 배란이 실제로 있었을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습니다.
자궁내막이 두꺼워져 있다는 소견은 맞습니다. 오랫동안 생리가 없으면 자궁내막이 증식된 상태로 유지되는데, 이것이 착상을 더 용이하게 한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착상은 배란 이후 황체(corpus luteum)가 형성되어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 분비되어야 내막이 착상에 적합한 분비기(secretory phase)로 전환되는 것이고, 단순히 내막이 두꺼운 것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PCOS에서 장기간 무배란으로 두꺼워진 내막은 에스트로겐(estrogen) 단독 자극 상태로, 착상에 최적화된 상태가 아닙니다.
종합하면, 사후피임약을 15시간 이내 복용한 것, PCOS로 인해 해당 시점에 배란이 있었을 가능성이 낮은 것, 이 두 가지를 고려하면 이번 임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0퍼센트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므로, 다음 생리가 예상보다 더 지연되거나 임신 증상이 생기면 관계 후 최소 2주에서 3주 이후에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하거나 산부인과에서 혈청 베타-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검사를 받아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