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브라운운동은 어떻게 원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가 됐나요?

물속의 꽃가루 입자가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브라운운동을 아인슈타인이 분석해서 원자의 실재를 증명했다고 배우는데, 눈에 안 보이는 원자의 존재를 이런 미세입자 움직임으로 어떻게 증명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1827년 식물학자 브라운이 현미경으로 물 위 꽃가루 입자가 쉬지 않고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걸 발견했어요. 살아 있어서 움직이나 싶었는데 죽은 입자나 광물 가루도 똑같이 움직여서 원인을 모른 채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았어요. 물이 연속된 액체라면 사방에서 균일하게 밀어 입자가 가만히 있어야 하잖아요.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내놓은 설명은 이거예요. 물이 연속체가 아니라 분자 알갱이들의 집합이고, 그 분자들이 열 때문에 사방으로 날아다니며 꽃가루 입자에 부딪힌다는 거예요. 부딪히는 분자가 워낙 많아서 대개는 힘이 상쇄되는데, 순간순간 어느 방향에서 더 많이 맞으면 그쪽으로 밀려요. 그 방향이 매 순간 무작위로 바뀌니 지그재그 경로가 나오는 거죠.

    증명이 된 결정적인 지점은 여기부터예요. 아인슈타인은 단순히 원인을 지목한 게 아니라, 입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자리에서 얼마나 멀어지는지를 수식으로 예측했어요. 그 식에 온도, 액체의 점성, 입자 크기를 넣으면 분자 하나의 크기와 아보가드로수까지 계산돼 나와요. 눈에 안 보이는 분자의 개수를 눈에 보이는 입자의 움직임으로 역산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그리고 1908년 페랭이 현미경으로 입자 하나하나의 위치를 시간마다 기록해 이 예측과 비교했는데, 계산값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어요. 다른 방법으로 구한 아보가드로수와도 일치했고요. 분자가 없다면 나올 수 없는 숫자가 실험에서 나온 거라, 이때까지 가설로 여겨지던 원자와 분자의 실재가 확정됐어요. 페랭은 이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어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의 움직임으로 확인한 사례라, 지금도 과학에서 간접 증명의 교과서적인 예로 인용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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