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한석 전문가입니다.
9bar가 퍽을 "뚫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 핵심으로, 탬핑으로 압축된 커피 퍽은 수백만 개의 미세한 공극(틈)이 있는 다공성 구조이며 물은 이 틈새를 따라 흐르는데, 9bar라는 압력은 물이 20~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 미세한 통로를 강제로 통과하게 만들어 커피 세포벽을 파괴하고 오일·향미 성분을 유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추출이 막히거나 쏟아지는 이유는 유체역학의 다르시 법칙(Darcy's Law) 으로 설명되는데, 유량은 압력에 비례하고 퍽의 저항(투과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분쇄도가 너무 곱거나 탬핑이 너무 강하면 공극이 막혀 저항이 극단적으로 커져 추출이 멈추고, 반대로 너무 굵거나 약하면 저항이 없어져 물이 채널링(한쪽으로 구멍을 뚫고 흐르는 현상)을 일으키며 쏟아집니다.
완벽한 한 잔의 줄다리기는 결국 퍽 전체의 저항이 균일하게 분포되어야 하는 문제로, 탬핑 압력·분쇄도·원두 도징량이 삼각형을 이루며 균형을 맞출 때 물이 퍽 전체를 고르게 통과해 25~30초 안에 1:2 비율(원두 18g → 에스프레소 36g)의 이상적인 추출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