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한솔 의사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계가 자신의 정상 조직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하여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정상적인 면역계에는 자기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여러 안전장치가 있는데, 이러한 면역관용이 무너지면서 질환이 발생합니다. 현재까지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 중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루푸스 등의 병력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가족력이 있다고 반드시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면역관용이 깨지는 원인으로는 특정 유전자,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흡연, 장내 미생물 변화, 호르몬, 비만, 환경 노출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염 후 미생물의 일부 단백질이 우리 몸의 단백질과 비슷해 면역세포가 정상 조직까지 공격하는 '분자 모방' 기전이 제시되고 있으며, 손상된 조직에서 평소 노출되지 않던 항원이 드러나면서 자가면역반응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질환마다 발생 기전은 다르며, 아직 모든 과정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완치가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면역계의 이상 자체를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법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치료의 목표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조절하여 염증을 억제하고 장기 손상을 예방하며, 증상이 없는 관해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와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류마티스관절염, 건선관절염, 강직척추염 등은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장기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환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일부 환자는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관해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이를 완치로 보지는 않습니다.
질문자분처럼 외가에 자가면역질환 병력이 있고, 젊은 시절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다면 단순 근골격계 통증인지, 염증성 허리 통증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40세 이전부터 시작된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운동하면 호전되며 휴식하면 악화되고, 새벽이나 아침에 심하고 기상 후 30분 이상 뻣뻣하다면 강직척추염을 포함한 축성 척추관절염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활동 후 악화되고 휴식으로 좋아지는 통증이라면 기계적 요통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