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1102가지의사랑법
산책 때 자기 뜻대로 안 해준다고 삐지고 우는 엄마 이해 못하는 제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어요.
저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가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됩니다.
우선, 전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어릴때부터 큰 사고나 엉뚱한 짓을 많이 하던 편이었고, 그래도 지금은 그런 사고같은 건 안 일으키긴 해도 여전히 시킨 것을 깜빡하거나 대화에 잘 집중하지 않는 편이라 자주 혼납니다.
7살 때 ADHD 판정을 받았고 약을 먹다가 고등학생 즈음엔 금전적, 시간적인 부담이 있어서 약 타 먹는 게 끊겼고...
이게 엄마가 매번 데려다 주셨었는데, 늘 기다리게 한다고, 중간중간 전화나 문자로 언제 끝나냐고 재촉도 자주 했었습니다. 혼자 다녀오면 해결되는 일 아니냐, 라고 해도 혼자 가겠다고 말해도 짜증내면서 그러라고 말로만 그러고선 주섬주섬 결국 데려가시더라구요.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 후로 증상이 은근 심해진건지 뭔지 사고의 스케일도 커졌었고, 지금와서도 마냥 건강한 정신상태를 가졌다고는 장담치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엄마는 늘 'ADHD 핑계 대지 마라, ADHD로 유명하다던 그 노홍철도 할 일 꼬박꼬박 하고 집도 깔끔하게 청소하고 정리정돈 다 해둔다, 네가 그렇게 할 의지가 없고 게으른 거지 병 타령 하지 말아라.' 라는 말로 절 입다물게 하고..
그럼에도 제가 'ADHD를 앓는다 한들 모든 ADHD 환자가 같은 건 아니지 않느냐, 그 사람이 대단한거고 그 사람이 연애인이니까 더더욱 자기관리에 힘쓰는거지, 나도 노력 안 하는 거 아닌데 왜 그런 사람에 비교하냐.' 고 하면 언성을 높히면서 '계속 그렇게 주절주절 핑계댈거면 그냥 하지 말아라, 밥도 먹지 말고 숨도 쉬지 말아라. 멋대로 그렇게 살고싶으면 무인도에나 가서 살아라.' 같은 말들로 제 주장은 이해해보려는 시도조차 하질 않으십니다.
하여간 제가 물어보려는 건 이런 건 아니고..
오늘 저녁에 강아지들 산책을 가게 되면서
생겼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엄마가 최근에 저녁에 노을지는 시간에 나가
하늘을 보려고 하는 루틴이 생기셨습니다.
예쁜 가을 하늘일 때 하루라도 더 보고싶데요.
저도 이것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었습니다.
근데 며칠.. 한 5일을 그렇게
일몰 7분 전에 알람 울리게까지 설정해두고
나가는데 매번 일몰을 못 봤습니다.
정확히는 예쁘다, 그림같다. 같은
시간을 투자할만큼의 하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좀 투덜댔습니다.
또 아파트 단지 밖에까지 나갈 거냐고요.
매일 이렇게 시간 맞춰 나와도 하늘이
그만큼 예쁘지도 않던데, 같은 말이요.
그러니까 엄마가
그럼 너넨 들어가던가, 난 일몰 볼거다,
그런 식으로 말해서 전 순순히
개들 목줄을 둘 다 잡았죠.
(원레 각자 한 마리씩 잡는데
제가 다 인계 받았던겁니다.)
그래서 전 정문쪽으로 한 바퀴 돌고 오자~
하고 애들 데리고 가고
엄마는 아파트 단지 밖으로 향하는
작은 다리로 건너가는 것 같았어요.
근데 얼마 안가서 돌아오더니
저한테 막 뭐라고 하는겁니다.
전 그냥 그것 때문에 오래 걷는것도 싫고 힘들다, 저녁에 한 시간 넘게 돌아다니는 거 발도 아프다. 이랬어요. 뭐 개들 산책 아얘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한 30~40분 정도, 내 컨디션 봐가면서 하고 싶다는 의도인건데 뭐라고 하셨어요.
매일 가던 길을 왜 안 가려고 그러냐,
오래 걷는 게 산책이지 삼사십분이나 한시간이나 뭔 차인데 유난이냐, 하여간 넌 허구한 날 남탓만 하고 남 감정은 생각도 안 하고 하라는 것도 맨날 까먹었어요~ 하고, 제대로 하는 게 대체 뭐냐고 그러면서 타박을 엄청 하셨어요.
대답은 안 했어요.
기가 차고 당황스러웠기도 하고..
엄마도 대답을 원하는 눈치는 아니었어요.
그냥 할 말 하는 느낌에 가까웠죠.
근데 그렇게 집에 들어오고 나서 좀 잠잠하다 싶더니 제가 저녁 준비하려고 방에서 나와보니까 개 하나를 품에 안고 집 복도 한가운데
떡하니 서서...
개한테 얼굴 파묻고 울고 있는거에요.
숨죽여서 소리 안 나게요.
되게 꼭 방에서 나오는 길에
저 보란듯이 그러고 계셨어요.
저로선 너무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
다른 분들의 의견이 듣고싶어요.
제가 뭐 일몰 보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개 산책을 아얘 안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대화하면서 제가 엄마한테
욕이나 비하발언을 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저희가 하늘보며 하하호호
단란한 사이는 더더욱이 아닌데..
제가 해 지는 시간에 개 산책 같이 좀
안 가줬다고 저러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 부모님 데리고 여행 같이 가봐라, 안마해주고 선물도 좀 해주고 잘해줘봐라, 그래도 가족인데 좋게좋게 해결할 수 있을거다. 그런 말 하실거면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전 지속적으로 저를 정서적·신체적 아동학대를 해온 부모를 사랑하는 가족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네가 뭘 할 수 있겠냐며 구직도 못하게 막는 부모 아래에서 독립도 못 하는게 숨막혀 죽겠습니다.
그냥 이런 상황에 대해 엄마가 저러는 이유가
예상되시는 것만 좀 얘기해주세요.
피할 수도 없으면 파악이라도 해야....
덜 힘들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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