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때 자기 뜻대로 안 해준다고 삐지고 우는 엄마 이해 못하는 제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어요.

저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인가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됩니다.

우선, 전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어릴때부터 큰 사고나 엉뚱한 짓을 많이 하던 편이었고, 그래도 지금은 그런 사고같은 건 안 일으키긴 해도 여전히 시킨 것을 깜빡하거나 대화에 잘 집중하지 않는 편이라 자주 혼납니다.

7살 때 ADHD 판정을 받았고 약을 먹다가 고등학생 즈음엔 금전적, 시간적인 부담이 있어서 약 타 먹는 게 끊겼고...

이게 엄마가 매번 데려다 주셨었는데, 늘 기다리게 한다고, 중간중간 전화나 문자로 언제 끝나냐고 재촉도 자주 했었습니다. 혼자 다녀오면 해결되는 일 아니냐, 라고 해도 혼자 가겠다고 말해도 짜증내면서 그러라고 말로만 그러고선 주섬주섬 결국 데려가시더라구요.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 후로 증상이 은근 심해진건지 뭔지 사고의 스케일도 커졌었고, 지금와서도 마냥 건강한 정신상태를 가졌다고는 장담치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엄마는 늘 'ADHD 핑계 대지 마라, ADHD로 유명하다던 그 노홍철도 할 일 꼬박꼬박 하고 집도 깔끔하게 청소하고 정리정돈 다 해둔다, 네가 그렇게 할 의지가 없고 게으른 거지 병 타령 하지 말아라.' 라는 말로 절 입다물게 하고..

그럼에도 제가 'ADHD를 앓는다 한들 모든 ADHD 환자가 같은 건 아니지 않느냐, 그 사람이 대단한거고 그 사람이 연애인이니까 더더욱 자기관리에 힘쓰는거지, 나도 노력 안 하는 거 아닌데 왜 그런 사람에 비교하냐.' 고 하면 언성을 높히면서 '계속 그렇게 주절주절 핑계댈거면 그냥 하지 말아라, 밥도 먹지 말고 숨도 쉬지 말아라. 멋대로 그렇게 살고싶으면 무인도에나 가서 살아라.' 같은 말들로 제 주장은 이해해보려는 시도조차 하질 않으십니다.

하여간 제가 물어보려는 건 이런 건 아니고..

오늘 저녁에 강아지들 산책을 가게 되면서

생겼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엄마가 최근에 저녁에 노을지는 시간에 나가

하늘을 보려고 하는 루틴이 생기셨습니다.

예쁜 가을 하늘일 때 하루라도 더 보고싶데요.

저도 이것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었습니다.

근데 며칠.. 한 5일을 그렇게

일몰 7분 전에 알람 울리게까지 설정해두고

나가는데 매번 일몰을 못 봤습니다.

정확히는 예쁘다, 그림같다. 같은

시간을 투자할만큼의 하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좀 투덜댔습니다.

또 아파트 단지 밖에까지 나갈 거냐고요.

매일 이렇게 시간 맞춰 나와도 하늘이

그만큼 예쁘지도 않던데, 같은 말이요.

그러니까 엄마가

그럼 너넨 들어가던가, 난 일몰 볼거다,

그런 식으로 말해서 전 순순히

개들 목줄을 둘 다 잡았죠.

(원레 각자 한 마리씩 잡는데

제가 다 인계 받았던겁니다.)

그래서 전 정문쪽으로 한 바퀴 돌고 오자~

하고 애들 데리고 가고

엄마는 아파트 단지 밖으로 향하는

작은 다리로 건너가는 것 같았어요.

근데 얼마 안가서 돌아오더니

저한테 막 뭐라고 하는겁니다.

전 그냥 그것 때문에 오래 걷는것도 싫고 힘들다, 저녁에 한 시간 넘게 돌아다니는 거 발도 아프다. 이랬어요. 뭐 개들 산책 아얘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한 30~40분 정도, 내 컨디션 봐가면서 하고 싶다는 의도인건데 뭐라고 하셨어요.

매일 가던 길을 왜 안 가려고 그러냐,

오래 걷는 게 산책이지 삼사십분이나 한시간이나 뭔 차인데 유난이냐, 하여간 넌 허구한 날 남탓만 하고 남 감정은 생각도 안 하고 하라는 것도 맨날 까먹었어요~ 하고, 제대로 하는 게 대체 뭐냐고 그러면서 타박을 엄청 하셨어요.

대답은 안 했어요.

기가 차고 당황스러웠기도 하고..

엄마도 대답을 원하는 눈치는 아니었어요.

그냥 할 말 하는 느낌에 가까웠죠.

근데 그렇게 집에 들어오고 나서 좀 잠잠하다 싶더니 제가 저녁 준비하려고 방에서 나와보니까 개 하나를 품에 안고 집 복도 한가운데

떡하니 서서...

개한테 얼굴 파묻고 울고 있는거에요.

숨죽여서 소리 안 나게요.

되게 꼭 방에서 나오는 길에

저 보란듯이 그러고 계셨어요.

저로선 너무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

다른 분들의 의견이 듣고싶어요.

제가 뭐 일몰 보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개 산책을 아얘 안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대화하면서 제가 엄마한테

욕이나 비하발언을 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저희가 하늘보며 하하호호

단란한 사이는 더더욱이 아닌데..

제가 해 지는 시간에 개 산책 같이 좀

안 가줬다고 저러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 부모님 데리고 여행 같이 가봐라, 안마해주고 선물도 좀 해주고 잘해줘봐라, 그래도 가족인데 좋게좋게 해결할 수 있을거다. 그런 말 하실거면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전 지속적으로 저를 정서적·신체적 아동학대를 해온 부모를 사랑하는 가족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네가 뭘 할 수 있겠냐며 구직도 못하게 막는 부모 아래에서 독립도 못 하는게 숨막혀 죽겠습니다.

그냥 이런 상황에 대해 엄마가 저러는 이유가

예상되시는 것만 좀 얘기해주세요.

피할 수도 없으면 파악이라도 해야....

덜 힘들 것 같아서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어려서부터 ADHD 격었고 고등학생때 사정 생겨 약 끊으면서 어머니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과 말 때문에 지금까지 적잖은 원망 가지고 있어 어머니 감정 이해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구직활동과 독립 못하게 막는건 그야말로 질문자님 인생 걸린 것인데 저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어머님 나이대 모르겠지만 호르몬 변화 일어나서 감정적으로 안좋아지는 갱년기 증상 보이는거 같습니다. 부모님이 나를 정서적 신체적 아동학대 했으면 어머니 우는 모습 조차도 이해 할수 없고 오히려 나를 감정적으로 힘들게 한다는 생각 할수 밖에 없습니다. 부모님 막아도 구직활동 적극적으로 하고 돈 어느정도 모으면 독립 준비 하는게 답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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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산책을 하시면서 어머니와 먼가가 틀어지셨는 것 같아요.

    일단 이런 경우 질문해주신 분이 문제는 아니고

    서로가 대화를 통해서 분명

    그 틀어진 것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에요.

  • 늦어서그래요

    어머니께서 이제 사이가단란해지고싶어도 그럴수가없는 사이가된것이 가슴이 미어지고 adhd가된것도 모두 자기탓같고

    혹여뭐하나 잘못되면. 또 자기탓같고

    그런데그렇게 자기탓이 자기잘못이 자식에게지은 죄가

    많아질수록 본인을 파괴하고있었을겁니다.

    정서적으로요 이러면 또 서로상처주는관계가될수밖에없죠

    참 딜레마같군요

    용서하지못한다면 계속어머니생명을갉아먹고사실겁니다.

    냉정하게요,

    그리고 adhd. 그거그냥 스마트폰보며게임틀어놓고티비도틀고 영화도틀고 친구랑통화도하면 한달만에도 걸립니다.

    별것도아닌데 유난입니까 저도adhd에 공황 우울증 다 걸렸어요 꼭 누가절죽일것같다라는 생각에 지나가는사람마다 의심하며 거리를 걷던적도있구요

    제정신이아니죠뭐, 그래도본인스스로 이게정상이아닌거알고

    바꿨어요 쉽던데요

    그냥 평소에 아프던거 안아프겠다고마음먹으면 안아파지고

    이겨야겠다고생각하면 이겨집니다. 집중력? 이건정말답이없지만 그냥하는중입니다. 쇼츠폰 다끊고 책을계속보려했어요

    물론재미없고하나도 머리에안들어와요

    그래도전 약없이 치료했어요 뭔가 치료방법을 왜의사가 제시한걸 받아드려야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제 몸은 제가지키는거니까요 그정도로 약하게살지도않았고

    의존적인삶도싫어서요 인생은선택입니다.

    불구로 살지 장애로살지 걍살지 최선을다할지

    그런거하나못이겨서 어머니힘들게하지마십쇼

    복권긁어놓고 왜그렇게삽니까 충분히좋은부모입니다.

    용서할정도는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