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한 원자 안에는 에너지 준위가 여러 개 있고, 두 준위를 짝지을 때마다 선이 하나씩 정해져요. 어떤 전이가 일어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 어떤 선이 나타나느냐와 그 밝기이지, 각 선의 위치가 아니에요. 수소의 3번 준위에서 2번 준위로 가는 전이는 언제 어디서 일어나도 656.3nm에 선을 만들어요. 다른 준위 쌍에서 전이가 일어나면 그 쌍에 해당하는 다른 위치에 선이 새로 생길 뿐, 656.3nm 선이 옮겨가지는 않아요. 선의 위치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이런 뜻이에요.
흡수선과 방출선이 겹치는 것도 에너지 차이가 우연히 같은 두 전이를 골라서 비교한 결과가 아니에요. 같은 준위 쌍을 반대 방향으로 오가는 전이라서 같은 위치에 나와요. 2번에서 3번으로 올라갈 때 656.3nm 빛을 흡수하고, 3번에서 2번으로 내려올 때 똑같은 656.3nm 빛을 내요. 그런데 상온의 기체는 대부분 바닥상태에 있어서 흡수선은 바닥상태에서 출발하는 전이만 주로 보여요. 그래서 흡수선은 모두 방출 스펙트럼 어딘가에 짝이 있지만, 방출선이 전부 흡수 스펙트럼에 나타나지는 않아요.
두 번째 질문은 그렇게 이해하시면 맞아요. 서로 다른 원소의 선 한두 개는 거의 같은 파장에서 겹칠 수 있어요. 하지만 선들의 위치와 상대적인 세기를 모두 모은 전체 패턴은 원소마다 달라서, 바코드처럼 원소를 구별하는 데 쓰여요. 실제 분석에서도 선 하나만 보지 않고 여러 선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확인해서 원소를 판정해요. 별이 움직이거나 강한 자기장이 있으면 선이 조금 밀리거나 갈라지기도 하는데, 이건 원자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바깥 조건 때문에 생기는 변화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