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즐거운가오리188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인간 친화력이 더 강한가요?
야생동물들 중에서도 맹수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나라도 있는데
맹수들도 무리 생활, 독립 생활 하는 동물들로 나눠져 있습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이 무리 생활을 하는 야생동물들이
인간 친화력이 더 강하다는 말을 하던데
실제 신빙성이 있는 말인가요?
예를들어 호랑이는 애완동물로 기르기 힘들고, 사자는 애완동물화가 쉽다고 하는데
이게 실제로 어떤 형태의 생활을 하는 동물인지에 따라 영향이 있는지요?
4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어느 정도 관련은 있지만 무리생활을 한다고 반드시 인간친화적인 것은 아닙니다 .무리생활 동물은 사회적 신호를 읽고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 발달해 있어 인간과의 상호작용에 적응하기 쉬운 경우가 있지만, 종마다 차이가 매우 큽니다 .사자와 호랑이의 사육 난이도 역시 무리 생활 여부뿐 아니라 기질, 영역성, 포식행동, 번식 특성 등이 함께 작용합니다. 특히 사자= 길들이기 쉽다고 단순화하는것은 위험합니다.
채택 보상으로 522베리 받았어요.
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는 이야기지만,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 = 인간 친화적이다라고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핵심은 무리생활 자체보다는 그 동물이 다른 개체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낯선 개체와도 비교적 유연하게 관계를 맺도록 진화했는가에 있습니다.
사자와 호랑이의 차이는 이 점을 이해하기에 좋은 사례인데요, 우선 사자는 대표적인 사회성 대형 포유류입니다. 암사자들이 친족을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고 생활하며, 새끼를 함께 돌보고, 사냥과 영역 방어에서도 협력합니다. 따라서 다른 개체의 행동을 관찰하고 의사소통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동물은 사회적 상호작용 자체가 생존에 중요한 만큼, 새로운 사회적 대상에 대한 행동적 유연성이 비교적 발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호랑이는 기본적으로 독립생활을 하는 포식자입니다. 성체가 되면 대부분 혼자 영역을 사용하며, 번식기나 어미와 새끼 관계를 제외하면 다른 호랑이와 지속적인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적다보니, 따라서 호랑이에게 다른 개체와 장기간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 사자만큼 중요한 생존 전략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사육 환경에서 사자가 호랑이보다 인간과 더 쉽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사자는 인간 친화적이고 호랑이는 인간을 싫어한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이 키운 사자나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사람에게 애착을 보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것은 개체가 인간을 안전한 사회적 대상으로 학습한 결과일 수 있으나, 그것이 그 종 전체가 인간에게 가축화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린 호랑이를 사람이 직접 키우면 상당히 온순하고 애교 있는 행동을 보일 수도 있는데요, 그런데 성체가 되면 체중 100kg이 넘는 강력한 포식자가 되고, 놀이 행동조차 사람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친밀감과 안전성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실제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 독립 생활을 하는 동물보다 인간에게 길들여지기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무리 생활을 하는 종은 집단 내의 서열과 위계질서에 본능적으로 익숙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우두머리 역할을 맡으면 그 지시를 따르고 신호를 학습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 단독 생활을 하는 동물은 리더 개념이 없어 성체가 되면 통제가 매우 어렵죠.
대표적으로 고양이과 맹수 중 무리 생활을 하는 사자는 인간을 무리의 리더로 인식시켜 통제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같은 고양이과라 해도 단독 생활을 하는 호랑이는 성체가 될수록 본능에 따라 행동해서 제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개(늑대)나 소, 말처럼 인류가 성공적으로 가축화한 동물들도 대부분 확실한 서열이 있는 무리 동물이죠.
결국 무리 내 위계구조 본능이 인간에 대한 친화력과 순화 가능성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조은 전문가입니다.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는 말이지만, “무리 생활 동물 = 인간 친화적”이라고 단순화하면 틀립니다.
핵심은 무리 생활 자체보다 그 동물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방식과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있습니다.
1. 사자 vs 호랑이를 보면
사자는 대형 고양잇과 중 상당히 특이하게 지속적인 사회집단을 이루어 살아갑니다.
여러 암컷이 함께 생활
새끼를 공동으로 돌보는 경우가 많음
사냥과 영역 방어도 집단적으로 함
개체끼리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사회적 신호를 주고받음
반면 호랑이는 기본적으로 독립 생활을 합니다.
성체끼리 영역을 공유하는 일이 드묾
어미와 새끼의 관계를 제외하면 지속적인 사회관계가 거의 없음
사냥도 혼자 함
자신의 영역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성향이 강함
그래서 사자를 어릴 때부터 사람이 키우면 사람을 사회적 관계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호랑이는 이런 사회적 욕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인간과 유대관계를 형성한다고 해도 그것이 사자와 동일한 형태는 아닙니다.
2. “사회적이다”와 “인간에게 우호적이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대표적으로 늑대와 개를 생각하면 됩니다.
늑대는 상당히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야생 늑대가 사람에게 친화적인 것은 아니죠.
오히려 사람과 매우 가까운 사회적 동물인 개가 사람에게 특별히 친화적인 이유는 단순히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수천 년 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서 사람을 사회적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사람의 행동을 해석하고 협력하도록 선택압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즉, 사회성 + 높은 사회적 유연성 + 인간과의 장기간 공진화/길들여지는 것이 인간 친화성에 가깝습니다.
3. 오히려 이런 동물들이 좋은 예입니다
코끼리나 말 같은 동물은 인간에게 상당히 친숙해질 수 있습니다.
코끼리는 매우 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가족 단위로 생활합니다.
말도 사회적 동물이고요.
하지만 사회성이 높다고 자동으로 가축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축화에 유리한 특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회적 생활을 하는가
서열 관계를 받아들이는가
새로운 개체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는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은가
인간 주변에서도 번식이 가능한가
먹이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좋은가
성장 속도가 빠른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크기와 행동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그래서 “무리 생활”은 여러 조건 중 하나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4. 그렇다면 사자가 정말 호랑이보다 '애완동물화'하기 쉬울까?
여기서는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쉬움'과 '애완동물로 적합함'을 구분해야 합니다.
사자는 어릴 때부터 인간이 키우면 사람에게 상당히 강한 애착을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자의 사회적 행동 때문에 사람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개처럼 가축화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성체 사자는 여전히 사자입니다.
수백 kg의 근육과 이빨과 발톱을 가진 사자가 기분 나쁘다고 사람을 한 번 밀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중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자 역시 개체별 차이가 매우 큽니다. 어릴 때 사람에게 길러졌다고 해서 공격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사회적 동물인가'보다 그 동물이 다른 개체와 관계를 맺을 때 사용하는 사회적 체계에 인간을 얼마나 쉽게 포함시킬 수 있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개는 인간을 사회적 파트너로 받아들이도록 오랜 시간 선택되어 매우 강한 사람과 친화성을 갖고 있습니다.
사자도 원래부터 사회적 관계가 중요해 사람과 관계 형성이 비교적 가능합니다.
호랑이는 기본적으로 혼자 생활 해서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을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고요.
늑대는 매우 사회적이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개와 전혀 다르게 나타나죠.
5. 고양이도 사실 이 문제를 설명하기 좋은 동물입니다.
고양이는 호랑이처럼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사냥꾼에 가까운 생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과 함께 살면서 상당히 친화적으로 변했죠.
따라서 독립 생활을 하는 동물도 충분히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사회적 대상에 대한 행동이 유연하며, 사람을 그 사회적 관계의 대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동물일수록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쉬운 경향이 있다.
그리고 사자와 호랑이의 차이를 설명할 때 '무리 생활 vs 단독 생활'은 꽤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맞습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사자가 더 길들여지기 쉽다고 설명하긴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