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흰머리가 많아지는 건 드문 일은 아닙니다. 의학적으로는 '조기 백모(premature canities)'라고 하는데, 동양인 기준으로 25세 이전에 발생하면 조기로 분류합니다.
원인은 단일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유전입니다.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일찍 흰머리가 생기셨다면,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트레스도 실제로 관여하는데, 교감신경 활성화가 모낭 내 멜라닌 세포 줄기세포를 고갈시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다만 스트레스만으로 단기간에 이 정도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유전적 소인이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촉진 인자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영양 결핍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비타민 B12, 철분, 아연, 구리 결핍이 멜라닌 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20대 초반 남성이라면 식사가 불규칙하거나 편식이 있을 경우 이 부분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도 흰머리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라, 다른 증상(피로감, 체중 변화, 추위를 많이 탐 등)이 동반된다면 한 번쯤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좋아질 수 있느냐는 질문은 — 솔직히 말씀드리면 원인이 영양 결핍이나 일시적 스트레스였다면 일부 회복되는 경우가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보고됩니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이 주된 원인이라면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당장 피부과나 내과에서 혈액검사 한 번 받아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