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씹으면 치매 예방이 된다"는 단순 도식보다는 훨씬 복잡한 연관 관계이므로, 현재까지의 근거 수준과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저작이 뇌에 영향을 주는 기전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신경 자극 경로입니다. 저작근이 수축할 때 삼차신경(trigeminal nerve, 제5뇌신경)의 고유감각 수용체(proprioceptor)가 활성화되고, 이 신호는 뇌간(brainstem)을 거쳐 해마(hippocampus)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을 포함한 상위 피질로 전달됩니다. 해마는 기억 형성과 공간 인지에 핵심적인 구조로, 저작 자극이 이 영역의 혈류와 대사 활성도를 높인다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 연구들이 있습니다. 둘째는 혈류 증가 효과입니다. 저작 운동은 두개골 주변 근육군의 수축을 통해 뇌혈류(cerebral blood flow)를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며, 근적외선 분광법(near-infrared spectroscopy)을 이용한 연구에서 저작 중 전두엽 혈류가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셋째는 전신적 경로입니다. 저작이 불충분하면 소화 효율이 떨어지고 영양 흡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고령에서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군 등의 섭취 저하는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치아 상실과 인지 기능 저하의 관련성은 역학 연구들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2019년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 치아 상실이 있는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약 1.48배, 치매 발생 위험이 약 1.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잔존 치아 수가 적을수록 해마 용적이 작다는 상관관계가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들은 대부분 관찰 연구(observational study)이므로, 치아 상실이 치매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두 현상 모두를 야기하는 공통 원인, 즉 만성 염증, 당뇨, 심혈관 질환, 사회경제적 요인 등이 교란변수(confounding variable)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치아 상실 후 의치(denture)를 잘 사용하면 저작 기능이 일부 회복되는데, 이 경우 인지 저하 위험도 일부 상쇄된다는 보고도 있어 저작 행위 자체의 역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딱딱한 음식을 즐겨 드시고 저작을 충분히 하는 습관은 신경 자극, 뇌혈류, 영양 흡수 측면 모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근거 수준에서는 저작 기능 유지가 인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방향의 연관성은 상당히 일관되게 지지되고 있으나, 저작과 치매 예방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 증명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다만 치아와 구강 건강 관리를 잘 유지하는 것이 전신 건강, 나아가 뇌 건강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권장할 수 있는 수준의 근거를 갖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