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지숙 전문가입니다.
우선 작품의 전체적인 구도와 화풍을 보면 매화나 목련으로 보이는 가지 위에 새 두 마리가 정답게 앉아 있는 화조화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꽃과 새를 주제로 한 화조화는 예로부터 가정의 화목이나 장수,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받았던 장르입니다.
중요한 단서가 되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진 속의 글씨와 낙관을 살펴보면 서체가 매우 유려하고 낙관의 인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글씨는 戊辰年(무진년)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데 무진년은 가장 가까운 시기로는 1988년 혹은 그 이전인 1928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품에 찍힌 수인들과 낙관의 서체로 보아 당대 어느 정도 서화에 조예가 깊었던 작가의 작품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현재 화면상으로만 보아도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종이에 얼룩이나 갈변 현상이 보이지만 그림의 필치나 구도 자체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동양화나 서화류는 보존 상태가 다소 불량하더라도 작가의 명성이나 작품성에 따라 전문적인 배첩(표구) 복원 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가치를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치가 없다고 단정 지어 쉽게 폐기하시기보다는 고미술품 감정 전문가나 인사동 등의 전문 화랑에 직접 방문하시어 낙관의 정확한 인문(글자)을 해독하고 작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예상치 못한 훌륭한 작가의 진품일 수도 있으니 꼭 감정을 먼저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