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못그림 그림도 그림이다 vs 그림은 형태가 잡혀야 그림이다

어떤 친구가 제 그림 보고 그건 그림이 아니라 낙서라고 하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저는 못그림 그림도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노현송 전문가입니다.

    못그림도 그림 맞습니다.

    “낙서라서 그림이 아니다”는 말은 미술사적으로 성립하지 않아요.

    20세기 초 다다이즘, 아웃사이더 아트, 장 뒤뷔페의 아르 브뤼 운동 전체가

    [기술적으로 미숙하거나 형태가 불분명한 것도 예술이다]

    를 전제로 성립했거든요.

    미술관에 걸린 작품 중에도 어린아이 낙서처럼 보이는 게 많습니다. 실제로 그게 의도된 거고요.

    ‘형태가 잡혀야 그림이다’ 이건 기준이 아니라 취향입니다.

    “잘 그린 그림”과 “그림”은 다른 개념이에요.

    형태 구현 능력은 그림의 퀄리티 기준이지, 그림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친구가 틀렸다기보다, 친구는 퀄리티 얘기를 하고 있고

    서로가 정의 얘기를 하고 있어서 논쟁이 엇갈린 거 같으네요

    그리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그건 그림입니다

  • 안녕하세요. 최지숙 전문가입니다.

    예술의 역사와 본질을 들여다보면 형태가 완벽하게 잡힌 것만이 그림이라는 주장은 이미 아주 오래전에 깨졌습니다. 만약 눈에 보이는 그대로 똑같이 그리는 것만이 정답이라면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의 모든 현대 미술은 존재 가치가 없었을 것입니다.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형태를 마음대로 해체하여 표현했고 앙리 마티스는 어린아이가 가위질을 한 것 같은 단순한 형태로 전 세계적인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들이 형태를 잡지 못해서 그렇게 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과 느낌을 담기 위해 선과 면을 자유롭게 사용한 것입니다.

    타인의 서툰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그림을 그림이라고 당당하게 믿는 그 마음이 앞으로 더 멋진 창작을 이어가게 하는 가장 단단한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본인의 개성과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즐거운 그림 그리기를 계속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