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여전히유연한코요테
다들 어릴 때는 이해 못 했는데 커서 이해하게 된 게 있으신가요?
어릴 때는 “왜 저렇게 하지?“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고 나니까 오히려 이해되는 경우가 있나요?
부모님이 하셨던 말이나 행동, 학교에서 들었던 이야기,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 뭐든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릴 때는 이해 못 했는데 지금은 이해하게 된 것이 있으신가요? 이유도 같이 알려주세요
4개의 답변이 있어요!
저는 부모님이 늘 하시던 아껴 써라 라는 말이 어릴 때는 그렇게 잔소리 같았습니다.
가진 게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하나하나 따지실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돈을 벌어보니 그 말이 아끼라는 뜻만은 아니었더라고요.
한 푼을 벌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몸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니까 함부로 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부모님은 그 무게를 이미 아셨던 거였어요.
또 하나는 천천히 해라 라는 말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빨리빨리 해치우는 게 잘하는 거라고 여겼는데, 살아보니 급하게 낸 결과가 결국 다시 손보게 되더라고요.
천천히 하라는 게 게으르게 하라는 게 아니라 한 번에 제대로 하라는 뜻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는 친구는 넓게보다 깊게 사귀라는 말이 그랬습니다.
어릴 때는 아는 사람 많은 게 부러웠는데, 지나고 보니 힘들 때 진짜 곁에 있어주는 몇 사람이 훨씬 크더라고요.
돌아보면 어른들이 하신 말씀은 대부분 맞는 말이었는데, 그때는 겪어보지 않아서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이해라는 건 설명으로 되는 게 아니라 직접 살아봐야 되는 거였나 봅니다.
좋은 질문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옛날 생각을 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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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된 답변저는 아버지가 바로 생각나네요. 예민하시기도 한데 띠지는것도 많고 돈도 절대 남들만큼 안쓰시고, 괴팍하신면도 있으시고 화도 많고 해서 어렸을때 왜 저러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30대 올라가고 여러 사회생활겪고 나니까 아버지 행동의 90%가 이해가 가더군요
가장 큰건 '입맛'인거 같아요. 어렸을땐 '왜 라면에 파송송 계란탁이지? 파는 맛없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파가 없으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듭니다. 마늘의 매운맛도 어른이 되니깐 풍미더라구요. 맵찔이가 매운걸 먹게 되는것도 어른이 되면서 점점 이해해가는거 같아요.
선생님들이 체벌하는 것도 이해를 못했었죠. 근데 제가 관리자 직위나 교육자의 위치를 가보니, 체벌이 무식하긴 해도 효과는 정말 직빵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물론 폭력과 폭언은 정당화 될 순 없지만, 관리자나 교육자가 대상에게 한번 얕잡아보이면 이후엔 전혀 교육의 효과가 없더라구요. 괜히 드라마속 교권국에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대신 느끼는게 아닌거 같아요. 조직의 통제에 법을 비롯한 통제수단이 없다면 자율적으로만 잘 돌아가는 조직은 거의 없는것 같습니다. 보상이 충분하다면야 문제 없겠지만요.
공부를 열심히 해야된다는 부모님 말씀도 이해를 못했습니다. '꼭 공부만이 인생의 정답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싶을때 공부습관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정말 많긴 하더라구요. 성적이 답은 아니지만, 내가 하고싶은 일을 성적이 가로막은 경우는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부모님께서 부부싸움 하실때 저를 다른 장소에 피신시켜놓고 싸우는 모습을 최대한 안보여주려고 하셨었는데, 그것도 어렸을땐 이유를 잘 몰랐죠. 근데 그게 제 정서가 안정되게 하는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저도 결혼하고서 싸울 일이 있으면 제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존댓말을 쓰려고 하고, 나중에 자녀가 생긴다면 자녀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차분히 이성적으로 다투려고 매일 다짐합니다.
그 외에도 어렸을땐 부모님이 왜그리 제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자녀가 생기면 자연스러운 거더라구요. 나랑 닮은 쪼꼬미가 그렇게 세상 신뢰의 눈빛을 보여주면서 커가면 어찌 관심이 안생길까요. 남의 애기들도 귀여워 죽겠는데 자기자식이면 오죽할까 싶더라구요. 부모님의 관심을 귀찮아했던 사춘기의 저한테 부모님께 더 효도해야됐었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쓰다보니 부모님이 보고싶네요. 주말에 안부전화 드려야겠어요^^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