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산과 염기가 반응할 때 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생성물인 물이 반응물인 이온들보다 화학적으로 훨씬 안정하여 그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열역학 세 가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엔탈피 관점입니다. 수용액 상태에서 불안정하게 떨어져 있던 산의 수소 이온과 염기의 수산화 이온이 만나면 매우 강하고 안정적인 결합을 가진 물 분자를 형성합니다. 에너지가 높은 상태에서 낮은 상태로 이동했으므로 물질이 가진 열 함량인 엔탈피가 감소하게 되며, 이 줄어든 에너지가 외부로 뿜어져 나오는 것이 바로 우리가 느끼는 중화열입니다.
둘째는 엔트로피 관점입니다. 이온들이 물 분자로 묶이면서 무질서도가 감소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이온 상태일 때는 강한 전하로 인해 주변 물 분자들을 빽빽하게 붙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성인 물 분자가 되면서 묶여 있던 주변 물 분자들이 풀려나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전체 무질서도는 오히려 증가하게 됩니다.
셋째는 깁스의 자유에너지 관점입니다. 자연계에서 반응이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나려면 깁스의 자유에너지가 감소해야 합니다. 자유에너지 변화량은 엔탈피 변화량에서 온도가 곱해진 엔트로피 변화량을 빼서 계산합니다. 중화 반응은 열을 방출하여 엔탈피를 감소시키고, 무질서도를 높여 깁스의 자유에너지를 압도적인 음수 상태로 만듭니다. 두 요인이 모두 유리하게 작용하여 자유에너지가 크게 낮아지므로 반응이 스스로 격렬하게 일어나며 열을 동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