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내가 원했던 이혼인데 막상 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결혼생활 십여년 동안 성격차이로

진짜 많이 싸우고 이혼위기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남편이 다시 저를 잡아주기도 했고

아직 너무 어린 아들도 한 명 있어서

이혼은 하지 않은 채 각자 큰 교감없이 살던 중,

얼마 전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한 달을 지옥속에서 참고 살다가

결국 제가 이혼을 요구했고

지금은 남편과 협의이혼으로 잘 마무리 하기로 하고

합의서 제출만 남겨놓고있어요.

그런데 내가 그렇게 바라던 이혼을 코 앞에 두고 있는데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남편이 이혼은 해준다 하면서도

자꾸 제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하는게 보여서

처음엔 가식같고 괘씸했지만

이젠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어요.

저 미친 ENFP인데 그 누구도 만나기 싫고,

밥도 아예 못 먹겠고, 종일 잠만 자고,

아무것도 할 의지나 힘이 없어요..

한 달 내내 정신과 약 처방받아 먹는데도

전혀 소용없고 너무 힘들어요..

원래도 남편과 큰 애정이 없었던 터라

아침마다 남편을 보는게 너무 거북하고

제발 좀 눈 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는데

이상하게 요 며칠 혼자 집에 있으면 남편이 보고싶어요.

지난 결혼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 보고싶었던 적이 없어서

이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너무 혼란스러워요

남편이 경제적 능력이 좋은 편이라

친정 생활비 전부를 책임지고 있고

(부모님껜 잘했어요 저한텐 못 했지만...)

저도 남편덕에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고 온실 속 화초처럼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지내와서 그런지

(대신 정서적으론 결핍이 너무 심했어요)

막상 이혼이 코앞에 닥치니 너무 두렵고

튼튼했던 내 울타리가 모두 박살나버리는 기분이 들어요.

그렇다고 이혼하지 않고

계속 얼굴을 마주하고 살 자신이 없어서

무조건 이혼을 할 거지만

남편 생각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나요..

사랑하지 않아도 이렇게 힘들수가 있을까요?

아이와 부모님께도 못 할 짓이라

나만 참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죄책감에 괴로워요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렇게 죽을 것 같은 감정들이

단지 정때문에,

연애포함 14년 동안이나 동고동락 했던

남편과의 헤어짐으로 인한 슬픔인지

내 지난 20-30대 청춘을 함께한 사람을 잃는다는

단순한 상실감 때문인지..

다들 이혼 앞두고 이런 감정들이 생기는건지 궁금해요

이혼을 해도 힘들고 안해도 지옥인데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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