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생후 50일 무렵 유문협착증이라는 큰 수술을 이겨내고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첫째 아이를 돌보시느라 그간 마음고생이 얼마나 많으셨을지 그 깊은 사랑과 노고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냅니다. 아이들이 감기만 걸리면 편도염으로 이어지고 고열까지 동반되어 밤잠을 설치며 가슴 졸이셨을 텐데, 지인으로부터 편도 절제술 이야기를 듣고 혹여 아이가 수술대에 다시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셨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아과 전문의가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면 현재 아이의 편도염은 일반적인 성장 과정에서 겪는 면역 훈련의 일환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약물 치료로 잘 호전되고 일상적인 성장에 지장이 없다면 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모님들의 큰 고민인 편도염 수술의 기준과 아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 명확하게 의학적 판단을 짚어드리겠습니다. 첫째, 편도염과 수술의 상관관계입니다. 지인의 말처럼 편도염이 자주 걸린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학계에서 통용되는 수술의 절대적인 기준(Paradise criteria)은 보통 1년간 7회 이상, 또는 2년간 매년 5회 이상, 혹은 3년간 매년 3회 이상의 빈도로 고열과 통증을 동반한 편도염이 발생할 때입니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약을 먹었을 때 열이 잘 떨어지고 아이가 식사나 수면을 정상적으로 수행한다면 수술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대상일 뿐 필수적인 선택지는 아닙니다.
둘째, 유전적 소인과 아이의 상태입니다. 친정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편도의 크기나 염증 민감도는 유전적 요인이 어느 정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만 3세에서 6세 사이, 즉 취학 전 시기에 면역 세포가 밀집된 편도가 가장 크게 발달합니다. 이 시기에는 감기에 걸리면 편도가 일차 방어선 역할을 하느라 쉽게 붓고 열이 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입니다. 2.5세라는 연령대는 면역력이 정착해가는 과정이므로, 지금 겪는 열감은 아이가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가는 훈장과도 같습니다. 전문의가 별다른 조치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시기의 일반적인 성장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임상 상태는 소아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반복성 급성 편도염(Recurrent acute tonsillitis)'의 자연스러운 경과 상태입니다. 특별히 해줄 것이 없냐고 물으셨지만, 사실 이 시기에 부모님이 해주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 관리'와 '면역 체력 비축'입니다.
첫째, 실내 습도 관리입니다. 아이들은 편도가 부어있을 때 점막이 건조하면 통증이 심해집니다. 가습기를 사용하여 아이가 자는 방의 습도를 50~60%로 일정하게 유지해 주세요.
둘째, 탈수 예방을 위한 수분 섭취입니다. 고열이 날 때 미지근한 보리차나 미음을 자주 먹여 점막의 습기를 유지하고 탈수를 막는 것이 약물만큼 중요합니다.
셋째, 구강 위생 관리입니다. 아이가 칫솔질을 잘하도록 도와주어 입안에 세균 번식을 최소화하는 것이 편도염 재발을 줄이는 기초가 됩니다.
소아과 전문의의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며 아이의 체중 증가와 성장 발달이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편도가 너무 커져서 아이가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무호흡 증상을 보이고, 낮에 입을 항상 벌리고 숨을 쉬며 식사량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그때는 다시 한번 담당 선생님과 수술적 치료에 대해 상담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처럼 정성으로 아이를 돌보신다면 아이는 면역 체계가 성숙해지는 만 6~7세 이후부터는 편도염 빈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지금처럼 아이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