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지숙 전문가입니다.
프레스코 벽화가 수백 년 동안 선명한 색을 유지하는 비결은 그림이 벽의 표면에 얹어진 게 아니라 화학 반응을 통해 '벽의 일부'로 녹아들었기 때문입니다.
축축하게 젖은 석회벽 위에 물에 갠 안료로 그림을 그리면 석회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단단한 탄산칼슘 즉 천연 대리석 성분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안료 알갱이들이 석회 내부로 깊숙이 스며들고 그 위에 투명하고 단단한 석회암 보호막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또한 일반 물감과 달리 세월이 지나면 썩거나 누렇게 변색되는 기름이나 달걀노른자 같은 유기물 고착제를 일절 쓰지 않고 오직 물과 빛에 강한 천연 광물 가루만 사용합니다.
결국 벽 자체가 대리석으로 굳어지면서 그 속에 색을 영구적으로 가두어버리기 때문에 벽이 통째로 부서지지 않는 한 색이 바래거나 떨어져 나가지 않고 영원히 보존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