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질문자님 말씀처럼 용기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물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의 양이 같더라도 용기의 모양에 따라 유체의 고유 진동수와 벽면 경계 조건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을 유체역학에서는 슬로싱 현상이라고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용기 안에 담긴 물은 양, 가로 세로 비율, 수심에 따라 고유하게 떨리는 고유 진동수를 가지는데, 컵을 흔드는 속도가 이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면 아주 적은 힘으로 흔들어도 물결의 폭이 폭발적으로 커집니다. 좁고 깊은 컵은 고유 진동수가 높아 손을 아주 빠르게 움직여야 파동이 생기는 반면, 넓고 얕은 용기는 진동수가 낮아 손을 천천히 움직여도 물이 쉽고 크게 일렁입니다. 벽면 구조에 따라도 달라지는데, 원형 컵은 모서리가 없어 물이 벽면을 따라 매끄럽게 흘러 컵을 돌리면 물이 원심력을 받아 일정한 형태의 원형 회전 파동을 손쉽게 만듭니다. 반면 사각 컵은 각진 모서리가 물의 질량 이동을 가로막는 방해물로 작동하여 물이 모서리에 부딪힐 때마다 에너지가 깨지면서 불규칙한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회전 운동 대신 기하학적으로 복잡한 난류 파동이 만들어집니다.
이외에도 공기와 닿아 있는 물의 표면이 넓을수록 물이 솟아오르고 밀려날 수 있는 공간적 자유도가 높아져 유연하고 큰 파동이 생기고, 용기가 좁을수록 전체 물의 양 대비 컵 벽면에 닿는 면적 비율이 커져서 물과 벽면 사이의 마찰 저항이 커져 물결의 움직임이 빠르게 억제됩니다.